은성수 "가상화폐는 잘못된 길…정부가 다 보호할 수 없어"
입력 2021.04.22 15:23
수정 2021.04.22 21:07
22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서 가상화폐 논란에 강경입장 피력
"제도권에 안들어왔으면 하는 게 솔직한 심정…다각도로 고민"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22일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가상자산) 투기 광풍과 급등락에 따른 투자자 피해 우려와 관련해 "가상화폐에 투자한 이들까지 정부가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가상자산이기에 (제도권 안에)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답변했다.
은 위원장은 이날 '가상화폐 투자자에 대한 정부 보호가 미흡하다'는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 지적에 대해 가상화폐 거래를 그림 거래에 비유했다. 그는 "주식시장과 자본시장은 투자자를 보호하지만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다 보호할 대상이냐에 대해선 생각이 다르다”고 언급했다.
은 위원장은 또 '내년부터 암호화폐 투자에 따른 수익도 과세대상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그림을 사고파는 것도 양도 차익은 세금을 낸다"며 "그림을 사고파는 것까지 정부가 보호하느냐"고 반문했다.
은 위원장은 이어 "저희가 가상화폐를 보는 시각은 한국은행 총재의 '투기성이 강한 내재 가치가 없는 가상자산'이라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불법자금과 테러자금에 쓰이는 것은 국가안보 협력 관계 때문에 '테러자금으로 쓰이는 것은 안 된다'는 측면에서 특금법으로 규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 보호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냐, 방관 할 것이냐를 고민하지 않을 수는 없다"면서도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가상화폐를) 공식화하고 제도권으로 들어와 더 투기열풍이 불 수 있는 것인 만큼 다각적으로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엄청난 금액이 거래되는데 정부가 너무 손을 놓고 있지 않으냐'는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도 "잘못된 길로 간다면 잘못된 길이라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하루 거래대금이 17조원이라는데 실체 확인이 안되고 하루만에 20%가 오르는 자산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되려 투자광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은 위원장은 "'특금법'으로 가상화폐 거래소 등록을 받고 있는데 현재 등록한 업체는 없다"며 "결과적으로는 200개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등록이 안될 경우 전부 폐쇄되는 만큼 자기가 이용하는 거래소가 어떤 상황인지를 알고 9월 이후 왜 보호를 안해 줬느냐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