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권성동, 원내대표 출사표…"중도·합리, 국민 속으로"
입력 2021.04.20 05:00
수정 2021.04.20 04:57
"중도·외연확장에 유리한 후보로 재보선 승리
극단에서 탈피해 '합리'로 가라는 국민의 요구
2030 원하는 공정·정의, 법안으로 현실화할 터
투명한 절차가 상식인 사회가 나가야할 방향"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권 의원은 강원 강릉에서 사상 최초로 4선 '스트레이트 당선'을 달성한 중진의원으로 당내 대표적인 중도개혁 성향으로 분류되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당 사무총장·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지냈다.
권성동 의원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정부 폭정의 비를 멈추게 하고자 원내대표에 도전한다"며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앞서 전날 출마 선언을 한 충청권 3선의 김태흠, PK 4선의 김기현 의원에 이어 공식 출마 선언으로는 세 번째다.
권 의원은 자신을 가리켜 "당이 어려울 때 항상 먼저 찾았던 사람,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대의를 따랐던 사람, 전투력과 협상력을 모두 갖춰 거대 여당의 독주를 막을 적임자"라고 칭하며 "권성동을 대선 승리의 도구로 써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출마 선언에서 권성동 의원은 최근의 4·7 재·보궐선거 승리를 거론하며, 당의 '얼굴'인 원내대표가 되면 대선 승리를 위해 중단 없는 중도·합리를 지향하겠다고 천명했다.
권 의원은 "중도적이고 외연 확장에 유리하다고 평가된 후보들이 당의 후보로 선택됐고 결국 승리했다"며 "극단 지지층에 의존해 온 진영 논리에서 탈피해 '상식과 합리'로 가라는 국민적 요구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우리 국민의힘은 친문(친문재인) 정당이 돼 민심과 동떨어진 민주당과는 명확하게 다른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상식에 기반한 중도·합리를 지향하고 국민의 마음 속으로 다가가겠다"고 강조했다.
재보선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특이점인 2030 세대의 지지와 관련해서는 이를 이어가기 위해 당내 초선 의원들의 역량 발휘가 절실하다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당 소속 의원 과반을 점하는 초선 의원들의 표심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권성동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우리 스스로도 놀랄 만큼 많은 표를 준 2030의 마음을 잡아야 한다"며 "정당한 보상이 돌아가는 사회, 결과가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이뤄지는 사회,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가 상식이 되는 사회, 이것이 국민의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내대표가 된다면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2030이 원하는 공정과 정의가 법안과 정책으로 현실화하도록 역량을 집결할 것"이라며 "21대 총선 이후 우리 당의 변화와 혁신을 이끈 초선 의원들이 각자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원내에서 발언 기회 확대는 물론이고 당 공식 기구에서의 자리를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권성동 의원은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초선 의원이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는 이른바 '초선기수론'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내 많은 현역 의원들이 당권에 도전하는 상황에서 신중한 포지션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의원은 "초선이 도전하는 것은 참신성과 젊은층의 의사를 대변하는 차원에서 바람직하고 장려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초선이어야 한다' '다선이어야 한다'는 것은 없다. 당원들이 능력을 보고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윤석열 전 총장의 외가인 강릉을 지역구로 두고 있으며, 윤 전 총장이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에 근무할 때 교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권성동 의원은 원내대표에 당선된 뒤, 전당대회를 거쳐 정식 지도부가 구성된다면 여러 채널을 통해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추진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출마 선언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의원은 "현대 민주정치에서 정당 없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윤석열 총장도 우리 당의 플랫폼에 들어오는 게 본인의 대권 도전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라며 "지도부의 일원이 된다면 여러 방법을 동원해 윤 총장과 접촉하겠다"고 밝혔다.
홍준표 무소속 의원의 복당과 관련해서는 "통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복당) 절차는 당대표의 권한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가 구성되면 같이 논의하도록 하겠다"며 "나는 기본적으로 다 통합하는데 찬성"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날 권성동 의원이 출마 선언 직후 출입기자단과 가진 질의·응답 내용 전문이다.
- 상임위원장 재배분을 위한 선협상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민주당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협상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호응해야 협상에 들어갈 수 있다. 내가 원내대표에 당선된다면 민주당의 진의를 확인할 필요가 있겠다.
국가의 구성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작동시키기 위해 입법·사법·행정권력을 분립시키고 있다. 국회 내에서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작동시키기 위해 과거 우리 선배들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정당을 나눠서 가졌고, 의석 수에 따라 상임위원장을 배분했다. 수십 년간 관행이 유지된 것은 타당성이 크고 민주주의의 본령에 맞기 때문이다. 대화와 협력이라는 의회정치에 맞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 전의 민주당은 그러한 의회정치의 본질에 맞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완전히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상임위를 독차지했다. 그 결과를 국민들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국회가 국회의 역할을 못한다고 한다. 입법독재·다수결독재에 신물을 내고 있다. 여당도 살고 싶으면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충실하게 협상에 임해야할 것이다.
나도 구걸하면서까지 상임위원장을 달라고 요구할 생각은 없다.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받들 의사가 있다면 협상에 임하리라고 생각한다."
- 출마선언에서 대선 승리의 도구로 써달라고 했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위다. 앞으로 윤 전 총장을 어떤 식으로 당으로 포용할 것인가. 소통을 하고 있나.
"개인적인 친분은 있지만 내가 원내대표에 도전하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의 일원이 된다면 대선 관리를 공정하게 해야 한다. 공정이 통합의 생명이다. 그런 차원에서 개인적으로는 전혀 접촉할 생각을 하지 않았고, 시도할 생각도 없다.
하지만 우리 당 지도부가 구성되면 결국 윤석열 총장도 우리 당의 플랫폼에 들어오는 게 본인의 대권 도전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 민주정치에서 정당 없는 정치는 불가능하다. 독불장군은 없다. 그래서 그런 차원에서 지도부의 일원이 된다면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윤 총장과 접촉할 계획을 갖고 있다.
우리 당에도 윤석열 총장 못지 않은 훌륭한 후보군들이 있다. 당내 후보군들이 좀 더 국민적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밖에 계신 분들도 야권통합 차원에서 우리 당으로 모셔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초선의 역할을 강조했다. 같이 보조를 맞출 당대표에 초선이 돼야 한다는 '초선기수론'이 있는데.
"누구나 도전하는 것은 자유다. 특히 초선이 도전하는 것은 당의 참신성과 외부 젊은층의 의사를 대변하는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당대표로 선출되고 안되는 것은 '초선이어야 한다' '다선이어야 한다' 이런 원칙은 없다. 각자의 능력에 따라서 당원들이 판단할 문제다. 대권주자든 당대표든 되고 안되고는 본인의 능력과 경험, 운에 달려있는 문제다. 누가 만들어줄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만 기회는 공정하고 공평하게 열려 있어야 하겠다."
- 여당이 강경 노선을 취하면 국민에게 호소하겠다고 했다. 어떤 원내전략이 있는가.
"민주정치에 있어서는 칼 대신 말로 싸우는 것이다. 얼마만큼 우리 야당의 목소리가 타당하고 설득력이 있는지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전달을 해야 한다. 과거처럼 단식을 하거나 단상을 점거할 수도 없지 않나. 20대 국회에서 그런 일이 있었지만, 21대 총선에서 국민들이 찬성하시지 않는다는 게 드러났다.
얼마나 설득력 있게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의원들과 토론하고 공부하면서 무엇이 바람직한 부분인지 정리하고, 제대로 된 목소리를 통해서 국민에게 전달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다만 민주당의 행태가 독재정치로 흐른다면, 정말 참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헌법수호를 위해서,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극한투쟁이 아니면 멈출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 우리 당 의원들과 논의해서 과거 이상의 방법을 마련하겠다."
- 김기현 후보는 영남권이고 다른 분들은 비영남권 후보다. 추후 과정에서 단일화가 논의될 가능성이 있는가.
"이미 네 분 모두 출마 의지를 다 밝혔다. 유의동 의원도 내일 출마한다고 예정돼 있다. 네 사람 간의 합종연횡이나 단일화는 좀 그렇지 않은가 예상하고 있다."
-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야당이 통합을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모든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돼 있다. 통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절차와 구체적인 대상에 대해서는 당 지도부, 당대표의 권한이기 때문에 최고위원회의가 구성되면 같이 논의하도록 하겠다. 나는 기본적으로 다 통합하는데 찬성이다."
- 당 일각에서 사면론 이야기가 나오는데.
"두 분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너무 가혹한 게 아닌가 하는 게 국민 일반의 생각이다. 이낙연 전 대표도 본인의 대통령 행보에 도움이 된다는 차원에서 청와대와 논의해서 사면론을 띄운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뒷얘기를 들어보면 청와대와 당이 협의를 해서 띄운 것으로 들었다. 전직 대통령 두 분이 계속 영어의 몸으로 간다는 것은 정부·여당의 부담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겠다."
-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논의되고 있다. 혹시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통합전당대회를 준비할 생각을 갖고 있나.
"지난주 의총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대해 의원들이 대체로 다 찬성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국민의당도 이번 주까지 절차를 밟는다더라. 주호영 대표로부터 전해듣기로는 안철수 대표 자체는 합당 내지 통합에 긍정적이다,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듣고 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과정에서 후보 단일화와 당대당 합당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국민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져야 우리 당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 전당대회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당은 당원들이 내는 당비로 운영되고, 당원들의 지지가 없으면 정당이 존립할 수가 없다. 대통령이나 광역자치단체장 후보와는 달리, 정당의 당수는 당원들의 뜻이 중요하다는 차원에서 '당심 70대 민심 30'으로 규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일단 당헌·당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내대표가 한 달 반 정도 당대표권한대행을 겸임하니까 의원이나 당원들의 문제제기가 많으면 논의할 문제다. 미리부터 바꿀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