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1Q 보낸 완성차…현대차·기아만 선방
입력 2021.04.19 06:00
수정 2021.04.16 18:03
현대차·기아, 고급차 및 신차 효과로 1Q 점유율 상승
중견 3사, 반도체 수급 부족 및 법정관리 등으로 판매 타격
올해 1분기 완성차업계는 고급차 및 신차 효과를 본 현대자동차·기아만 선방했다. 반면 법정관리·노사 갈등 등의 이슈로 생산차질이 크게 발생한 쌍용자동차·르노삼성자동차·한국GM 등 중견 완성차 3사는 저조한 성적에 머물렀다.
특히 르노삼성·한국GM은 올해 부분변경 모델이나 수입 모델 외에는 신차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며, 쌍용차의 경우 법정관리로 존립 위기를 맞고 있어 브랜드간 양극화 현상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의 올해 1분기(1~3월) 내수·수출 판매량은 181만7002대로 전년 동기 169만1106 보다 7.4% 증가했다. 현대차·기아, 한국GM가 플러스 성장한 반면 르노삼성과 쌍용차는 두 자릿수의 급격한 감소율을 나타냈다.
현대차의 1분기 전체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5% 늘어난 99만7882대로,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등의 요인이 일부 있었지만 내수와 수출 모두 플러스 성장하며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서 가장 빠르게 탈피했다.
특히 볼륨 차종인 그랜저와 아반떼의 판매량이 두드러진 가운데 투싼, 싼타페, 팰리세이드 등 SUV 판매 역시 견조한 흐름을 보이며 내수 시장을 이끌었다. 제네시스 모델인 G80, GV70의 성적도 꾸준했다.
미국 성적도 좋았다. 지난달 미국법인 판매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나, 팰리세이드, 투싼 등 SUV 라인업은 모두 세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내며 판매실적을 보탰다.
기아의 1분기 전체 판매량은 68만8409대로 전년 동기 보다 6.1% 늘었다. 내수 시장에선 중형 세단 K5의 판매가 꾸준했고, SUV 쏘렌토와 미니밴 카니발의 성적이 두드러졌다.
기아 역시 미국 셀토스 3월 판매량이 전월 대비 200.8% 급증하는 등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최고치 실적을 기록했다.
내수 시장을 비롯해 수출 및 해외 현지 생산 판매에서 현대차·기아가 크게 회복된 반면, 나머지 중견 3사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한국GM은 1분기 동안 총 9만24대를 판매하며 중견 3사 중에서는 그나마 나은 성적을 거뒀다. 내수는 지난해 보다 부진했지만 트레일블레이저, 트랙스 등의 수출에서 다소 선방하며 전체 판매량은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만큼 생산차질 여파는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GM은 반도체 물량 차질로 2월부터 부평2공장 가동률을 절반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오는 19일부터는 일주일간 부평 1·2공장을 모두 중단할 방침이어서 트레일블레이저와 쉐보레 말리부, 트랙스 생산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은 1분기 전체 판매량이 2만2068대에 그치며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한 기저효과 없이 판매 자체가 부진한 모습이다.
작년 출시한 신차 XM3의 국내 판매량이 올해 27% 가량 떨어졌고, 주력차종인 QM6 역시 33%나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법정관리에 돌입한 쌍용차 역시 큰 폭의 판매 감소를 면치 못했다. 1분기 전체 판매대수는 1만8619대로 2만대 밑으로 추락했다. 완성차 5사 중 최하위는 물론, 수입차 상위 브랜드에도 뒤처지는 실적이다.
법정관리 위기에 놓이자 협력사들이 줄줄이 부품을 공급을 거절하면서 2월에만 14일 휴업이 발생했다. 내수는 물론 수출 역시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전체적으로 판매가 22.9% 감소했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아이오닉5·EV6 등 전용 전기차 출시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현대차·기아-중견 3사간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올해 1분기 완성차 5사 내에서 현대차 점유율은 54.9%로 전년 동기 보다 1.5%p 늘었다. 특히 내수(51.7%) 시장에선 3.8%p나 상승하며 50%를 넘겼다.기아의 점유율은 37.9%로 전년 동기 보다 0.5%p 떨어졌다.
한국GM과 르노삼성, 쌍용차도 각각 0.2%p, 0.5%p, 0.4%p 내린 5.0%, 1.2%, 1.0%에 그쳤다. 중견 3사 점유율은 모두 합쳐도 10%도 채 되지 않아 현대차·기아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더욱이 중견 3사는 수요 부진을 타개할 만한 신차 계획이 부재한 상황이어서 현대차·기아는 물론이거니와 메르세데스-벤츠·BMW 등 상위 수입차 브랜드의 공습에도 치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노사 갈등과 유동성 위기까지 가중되는 상황으로 하반기에도 상당한 '보릿고개'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