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조짐에 외식업계 ‘또 좌절’…“숨통 트이나 했더니 원점”
입력 2021.04.09 05:00
수정 2021.04.08 16:33
3월 초중고 개학과 봄나들이 수요로 매출 반짝 상승
4차 유행 우려에 2.5단계 격상될까 ‘전전긍긍’
“정치인들 선거 끝나니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얘기 언급도 없어”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수가 다시 600명대를 넘어서는 등 상황이 악화되면서 외식업계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4차 유행을 우려해 정부가 방역조치를 강화할 경우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업종이 외식업종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그동안 정치권에서 활발하게 논의됐던 손실보상제 소급적용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면서 불안감과 함께 불만도 높아지는 분위기다.
지난 7일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가능성이 차츰 커지고 있다”며 “방역 긴장감을 다시 높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외식업계는 지난달 초중고 개학을 기점으로 봄철 나들이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반짝 특수를 경험했다. 코로나 이전 상황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0~30% 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초중고 등교가 시작되고부터 이달 초 까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30% 가량 매출이 늘었다”면서도 “예년 수준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매출이 감소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방역 당국이 현 상황을 4차 유행의 갈림길로 판단하고 있는 만큼 다음 주부터 강화된 기준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1일부터 7일까지 1주일 간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523.7명으로,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등) 기준을 넘어섰다.
수도권의 경우 오는 11일까지 2단계가 적용되는데 이후 2.5단계로 격상되면 카페는 매장 취식이 다시 금지되고, 식당 등은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가능하다.
유흥시설 5종, 방문판매 등 홍보관,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공연장, 실내체육시설 등은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지고 영화관, PC방, 학원 등도 오후 9시 이후 문을 닫아야 한다. 사실상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셧다운 조치가 내려지는 셈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작년 12월 연말 특수와 올 설 특수를 통째로 날려버린 지옥의 2.5단계를 다시 경험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크다”며 “지난달부터 잠시 숨통이 트이나 했더니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업계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1일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입장은 소급 적용은 어렵다는 것”이라며 “소급 적용을 인정하면 향후 어느 정도 손실보상금이 필요한지 계량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가 단순 매출 증가 여부를 코로나 지원금 지급 대상 조건으로 내세우면서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급적용 무산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불만도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다.
그동안 카페업을 비롯한 자영업 단체들은 코로나19 방역조치로 생긴 손실을 보상해 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고기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장모씨는 “선거 전에는 정치권에서도 손실보상제 소급적용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호언장담하더니 선거가 끝나니까 이젠 누구하나 언급도 없다”면서 “정치인들이 자영업자들을 필요할 때만 이용해먹는다. 현실은 보지 않고 그저 표 받기에만 급급해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