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민주당의 플랜B는 오세훈 식물시장 만들기?

민주당 법률위원회, 오세훈 추가 고발

서울시의회는 내곡동 행정사무조사 추진

'정치공세' 성격 크지만, 엄포 아닐수도

"식물시장 만들면 다음 선거 역풍" 전망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5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사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 김태년 당 대표 직무대행 등과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5일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를 추가 고발했다. 나아가 서울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내곡동 보금자리주택 관련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추진할 방침이다. 오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더라도 법적·정치적 수단을 동원해 공세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김회재 민주당 법률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 후보는 내곡동 땅 측량 입회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인과 큰 처남만 현장에 갔다고 거짓 증언을 했다"며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지난달 17일에 이어 오 후보를 재차 고발했다.

민주당에 따르면, 법률위원회는 이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오세훈·박형준 후보의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된 선거법 위반 혐의는 당선 무효형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취지의 보고를 했다. 이와 관련해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서울·부산 시정에서 또 다른 야당발 시정 공백이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금천구 유세에서 "오 후보 본인이 거짓말을 시작해서 거짓말이 거짓말을 낳게 된 상황"이라며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고 당의 조치에 힘을 보탰다. "증인이 다섯 명인데 그 이상의 결정적인 물증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시의회 민주당 원내대표단에 요청해 오 후보를 겨냥한 행정사무조사 특위를 추진하기로 했다. 내곡동 보금자리주택 사업 과정에서 오 후보의 내부정보 유출 및 이해충돌 소지가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정치권에서는 본 투표를 앞둔 상황에서 일종의 '정치공세'라고 보고 있다. 상대 후보의 결점을 부각시켜 오 후보에 대한 중도층 민심 이반을 꾀하는 한편, 지지층 결집을 촉구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단순 엄포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차기 대선이 곧바로 이어지면서 여야 간 첨예한 대치 국면이 계속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선거법 위반 공소시효는 6개월이며, 만약 검찰이 기소까지 할 경우 오 후보는 남은 임기 1년 내내 소송전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해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의 선고를 받기 전까지 대략 2년 동안 정치적으로 운신의 폭이 줄어든 바 있다.

더구나 민주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가 조직적으로 견제에 나선다면 오 후보 입장에서 시정운영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인데 싸워서 이길 수 있겠느냐"고 주장해 '협박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힘 시장이 당선됐다고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면서도 "끝까지 괴롭히고 힘들게 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은 선을 넘은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의회가 시장의 일을 방해만 한다면 다음 선거에서는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