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중국과, 일본은 독일과 2+2회담
입력 2021.04.05 12:08
수정 2021.04.05 12:09
日獨, 오는 16일 장관급 2+2회담 진행
스가·바이든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민주국가 연대…中 견제 메시지 내놓을 듯
韓, 中과 상반기 중 차관급 2+2회담 개최
한국과 중국이 외교·국방 분야 고위급 대화를 상반기에 진행키로 한 가운데 일본과 독일이 이달 중순 외교·국방 장관 회담(2+2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신냉전 구도 속에서 한국은 독자 운신 폭을 확보하겠다며 '양다리 외교'를 고수하는 반면, 일본은 민주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빠르게 접촉면을 늘리는 모양새다.
요미우리신문은 5일 일본과 독일이 이달 중순께 2+2회담을 화상으로 개최하는 데 합의했다고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정확한 개최 시점은 조율 중이지만 16일이 유력하다고 한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는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장관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과 독일은 지난달 군사 기밀을 공유하는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하는 등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신문은 이번 회담 주요 이슈가 중국과 연관이 있다며 양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실현' 등을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독일은 지난해 9월 새로운 외교안보 전략으로 '인도·태평양 지침'을 채택한 바 있다. 크람프-카렌바우어 국방장관은 지난해 연말 한 인터뷰에서 "국제질서에 적극 공헌해 책무를 다하겠다"며 △적절한 법규 △영토 안전 △항행의 자유 지지 등의 차원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군함을 파견하겠다고 했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항행의 자유' '국제질서 수호' 등을 언급한 것은 역내 역할 확대의 초점이 중국 견제에 맞춰져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올여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파견될 예정인 독일 해군 소속 프리깃함의 일본 기항·자위대와의 공동 훈련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문은 양국이 △북한 핵·미사일 △납북 일본인 문제 △미얀마 쿠데타 등 '지역 정세'에 대한 의견도 교환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독일의 2+2회담은 미일 정상회담 일정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오는 16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대면회담을 갖는다. 연이어 개최되는 유럽·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국제질서 수호' 등을 골자로 하는 대중국 견제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적 가치를 중심으로 미국·일본·유럽 등이 어깨를 나란히 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는 가운데 중국은 관련 움직임을 '소(小)다자주의'로 규정하며 '유엔 중심의 국제질서'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 3일 푸젠성 샤먼에서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우리는 함께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형세를 수호할 것"이라면서 "국제법에 기반에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다자주의를 함께 지키며 공동의 이익을 확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동맹 중 '약한고리'로 평가되는 한국을 향해 '미국에 너무 기울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한편 한국과 중국은 상반기 내로 외교차관 전략대화 및 2+2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2+2회담의 경우 종전 국장급에서 차관급으로 격상해 운영할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중 외교장관 회담 내용과 관련해 "우리에게 미국은 동맹이고 중국은 굉장히 중요한 파트너"라며 "미중관계가 건전하게 발전하는 것이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에 중요하다는 점, 미중 양국이 갈등 요인을 줄이고 협력할 수 있는 부분을 늘리도록 노력하는 게 좋겠다는 점 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