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고용 질 ‘뚝’…한섬·LF·삼성 패션 3사 1년새 비정규직만 증가
입력 2021.04.01 08:00
수정 2021.04.01 08:10
3사 지난해 총 직원 3798명…정규직 310명↓·비정규직 42명↑
코로나19로 부진 점포·브랜드 정리…“온라인 채널 인력 채용은 지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직격탄을 맞은 패션업계가 최근 1년간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채용을 더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 직원이 떠나는 자리를 비정규직 직원이 메우면서 고용 시장의 질이 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섬·LF·삼성물산 패션부문 등 주요 패션 대기업 3사의 지난해 총 임직원(정규직+비정규직) 수는 379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066명) 대비 268명(6.5%) 줄어든 수준이다.
이 기간 이들 회사에서 정규직 310명이 짐을 싸 집으로 돌아가는 사이 비정규직은 42명 늘었다.
회사별로 보면 한섬은 1년 새 정규직 직원이 1425명에서 1389명으로 36명 줄어드는 동안 비정규직은 32명에서 69명으로 37명 새로 들어왔다.
LF 역시 같은 기간 정규직은 1052명에서 937명으로 115명 감소했고 비정규직은 34명에서 54명으로 20명 증가했다.
다만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모두 줄었다. 정규직은 1442명에서 1283명으로 비정규직은 81명에서 66명으로 각각 159명, 15명 감소했다.
이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사태로 부진 점포를 정리하거나 브랜드를 아예 철수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LF의 지난해 말 매출액은 1조6104억원으로 전년(1조8518억원) 대비 13% 줄었고 영업이익은 875억원에서 770억원으로 12% 감소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매출액 1조5450억원으로 전년(1조7320억원)보다 10.8%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320억원에서 지난해 -36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한섬 역시 지난해 매출은 1조1959억원, 영업이익 1021억원으로 각각 1년 새 5.1%, 4.1% 역성장했다.
이에 LF는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를 철수했고 삼성물산 패션부문도 ‘빈폴스포츠’ 사업을 접었다. 한섬 역시 ‘까날리’, ‘아메리칸 이글’ 등의 사업 전개를 중단했다.
대신 이들 업체는 온라인 사업 강화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비정규직 직원이 늘어난 점도 이와 관련된 전문 인력을 채용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섬은 온라인 시장 공략 강화를 위해 국내 패션업계 최초로 온라인 프리미엄 세탁 서비스를 내놨다. 더한섬닷컴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의류를 수거해 세탁한 뒤 집으로 배송해주는 한셈 커어 플러스다.
LF도 자사몰을 비롯해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선보이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LF의 파리 감성 여성복 브랜드 ‘아떼 바네사브루노’가 봄·여름시즌부터 ‘꼬띠디앙’ 이지웨어 캡슐 라인을 론칭해 LF몰을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역시 ‘빈폴액세서리’ 봄여름 시즌부터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해 MZ세대(1981~2000년대 초반 출생한 밀레니얼 및 Z세대)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LF 관계자는 “라푸마 브랜드 철수로 인한 자연적 인원 감소가 주된 요인”이라며 “코로나19를 계기로 오프라인 위주에서 온라인 중심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 진행하면서 온라인 사업 관련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