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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픽] 소나무 풍경 대표작가 김영수, 문득 허전하고 외로운 ‘내면의 풍경’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1.03.28 13:00 수정 2021.04.23 10:02

솔-풍경, Oiloncanvas, 200호, 2020 ⓒ갤러리K 제공

풍경화는 작가가 경치를 보고 단순히 묘사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풍경을 새롭게 재생산해내는 것이다. 이는 마음속의 경치이자 마음이 만든 풍경이다.


소나무 풍경 대표작가인 ‘김영수’, 그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어딘지 텅 빈 듯한 적막감과 고요한 순간의 어떤 기억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문득 허전하고 외로움에 빠져들게 하는, 그 정체는 무엇일까.


그의 작업은 구상화이고, 소재는 평범한 소나무 풍경이며, 색상 역시 단조롭다. 일부러 꾸민 곳 없는 평범한 구상화, 단조로운 소재와 색상 처리,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어딘지 조금 화사해 보이는 화폭. 내용 역시 부담 없는 정도 그 이상의 어떠한 것을 김영수 작가는 감상자에게 요구하지 않는다. 그러함에도 그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 이상의 무언가 헤아릴 길 없는 내면의 풍경, 기억 속 인상적 순간과 마주하게 된다.


Pinetree lies in the moon, Oiloncanvas, 150호, 2014 ⓒ갤러리K 제공

여행 중 만났던 우연한 순간의 적막함, 주변 분위기나 상황과 걸맞지 않게 군중 속에서 문득 외로워지는 그런 순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한 적 있을 법한 순간과 그를 둘러싼 추억을 상기시킨다. 이처럼 김영수 작가의 작업은 풍경이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 외로움을, 과거의 희미한 기억의 단편들에서 문득 떠오르는 공허함을, 그 불투명함을 적나라하게 들춰낸다.


서정적 이미지의 풍경화는 탐미적이고 장식적 인상으로 제일 먼저 다가오기 쉽다. 그만큼 감상자가 작품을 해석하기 쉽다는 점과 함께, 더 이상의 또 다른 의미를 읽어내고자 하려는 의지의 부족 때문일지도 모른다. ‘조급한’ 나를 잠시 내려놓자. ‘찬찬히’ 그의 작품을 바라보자. 흘러가는 시간 안에 존재하는 대상에 대한 무상함, 그런 대상과 교감하는 의식의 어느 부분, 기억 속에 남은 풍경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전달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방대한 기억의 불투명함 속에서 풍경을 감싸는 분위기, 삶 속 어떠한 경험에 대한 기억과 대상과 나누었을 교감들을 지금 이 순간 생생히 내 곁에 불러오는 것, 김영수 작가가 우리에게 주는 선물이다.


작가 김영수 ⓒ데일리안DB

작가 김영수/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現 한국미협, 신미술회 회원. 한전프라자 초대전(서울), 경향갤러리 초대전(서울), 국민일보 현대미술 초대전(세종문화회관, 서울), 현대미술관 건립 추진 초대전(선화랑, 서울), 유명작가 150인 초대전(롯데 갤러리, 서울), 제일은행 여성전용 금융플라자 개인전(서울), 한국 구상 대전(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서울), 한·중 예술 교류전-관음당 화랑거리 아트페어(서울), 의정부시 50주년 현대미술 50인 초대전(경기), 한-중동 ‘한국의 미’ 특별전(카이로 오페라하우스, 이집트), 한·일 국제회화 교류 전(고베시 효고예술문화아트홀, 일본) 외 개인전, 단체전, 국내외 아트페어 다수


글/ 임지현 갤러리K 큐레이터 gallerykjihyun@naver.com

데스크 기자 (des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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