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박원순 피해자의 '3인방 징계' 요구 사실상 거절
입력 2021.03.18 00:40
수정 2021.03.18 05:17
박영선·민주당, 피해자 기자회견에 "죄송하다" 사과
'피해호소인 3인방' 징계 요구에는 "짊어지고 가겠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7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용서받고 싶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오늘 박원순 전 시장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참 힘든 하루였을 거로 생각한다. 진심으로 위로를 전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회견에 제 이름이 언급됐다. 제가 (민주당) 후보다"라며 "제가 진심으로 또 사과드리고 용서도 받고 싶다"고 적었다.
박 후보의 입장문은 박 전 시장 피해자가 기자회견을 연 지 약 10시간 만에 나왔다.
앞서 피해자는 기자회견에서 "피해 사실을 왜곡하고 상처 준 정당에서 시장이 선출되면 내 자리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든다"고 밝혔다. 나아가 "지금 박영선 후보 선거 캠프에 제게 상처 줬던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서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던 이른바 '3인방'(남인순·진선미·고민정)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도 요구했다.
특히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는 남인순 의원에 대해서는 "그분으로 인한 저의 상처와 사회적 손실은 회복하기 불가능할 지경"이라며 "반드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저희 당 다른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모두 제게 해달라.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다"고 말해 사실상 피해자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지난 이야기도, 앞으로의 이야기도 모두 제게 해달라"며 "부족함이 많지만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신영대 민주당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피해자께서 겪었을 고통은 누구도 헤아릴 수 없을 것이다. 위력 앞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피해자분의 고통을 생각하니 마음이 더욱 무겁고 숙연해진다"며 "다시 한번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더 이상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와 구성원들의 성인지 감수성 제고를 위한 실질적 방안 마련과 함께 성 비위 행위에 대한 무관용의 원칙으로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자가 요구한 징계 등에 관한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