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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불투명’ 벤투호, 삿포로 참사 설욕할 수 있나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입력 2021.03.16 06:13
수정 2021.03.16 06:16

명단 발표 직전 햄스트링 부상..대표팀 합류 불투명

최악의 경우 유럽파 빠진 반쪽 전력으로 한일전

리그 경기서 부상 당한 손흥민. (자료사진) ⓒ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운명의 한일전을 앞두고 있는 벤투호가 출항도 하기 전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울루 벤투 남자 국가대표팀 감독은 15일 오전 한일전에 나설 소집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국가대표팀은 오는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일본 국가대표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일본과의 친선 A매치가 열리는 것은 2011년 8월 일본 삿포로에서 맞붙은 이후 10년만이다. 이번 원정은 당시 0-3 패배를 되갚아줄 수 있는 설욕전의 성격도 띠고 있다. 당연히 최정예 멤버를 구성해서 맞서야 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애초 최정예 멤버를 꾸리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자가격리 규정에 발목이 묶인 유럽파의 경우 소집이 더욱 어렵다. 이로 인해 이번 대표팀 명단에는 부동의 원톱 황의조(보르도)가 소속팀의 반대로 빠지기도 했다.


또한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황인범(루빈 카잔)도 각각 자가격리와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 소집서 제외됐다. 황희찬(라이프치히)의 경우 주 정부 방침에 따라 추가로 빠질 수 있다. 여기에 수비의 핵 김민재(베이징 궈안)도 소속팀 반대로 한일전 출전이 불발됐다.


벤투호에 가장 최악의 경우는 손흥민 없이 일본 원정에 나서는 것이다. 대표팀 주장이자 에이스 손흥민은 소집 명단 발표를 앞두고 치러진 북런던 더비서 전반 17분 만에 햄스트링 부상으로 교체돼 우려를 자아냈다. 통상 햄스트링 회복에는 2~3주의 시간이 소요돼 대표팀은 최악의 경우 손흥민 없이 일본 원정에 나서야 한다.


10년 전 일본 삿포로 원정서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던 축구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은 있지만 현재 대표팀은 10년 전 삿포로 참사를 당했을 당시 상황과 묘하게 닮았다.


10년 전 8월 대표팀이 일본 원정에 나섰을 당시에는 박지성과 이영표가 그해 1월 아시안컵을 끝으로 은퇴를 한 상황이었다. 당시 두 선수는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나 다름없었다. 이번에는 벤투호의 정신적 지주 손흥민이 이탈할 위기에 놓여있다.


또한 10년 전에는 대표팀의 핵심 자원이었던 이청용과 지동원도 각각 부상과 개인 사정으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이청용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대표팀의 에이스였고, 지동원은 2011년 1월 아시안컵에서 득점 2위에 오르는 빼어난 기량을 과시했다.


정신적 지주와 에이스 등이 이탈한 대표팀은 원정서 무기력하게 패하며 삿포로 참사를 겪었다.


반면 일본은 유럽파 총동원령에 나서며 한일전을 잔뜩 벼르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소집에 난항이 예상되지만 홈경기고 관중도 받을 계획이어서 최대한 많은 유럽파들을 데려와 경기에 뛰게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은 최근 국내파들끼리 맞붙은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한국에 2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지난 2017년 12월 홈에서 열린 맞대결에서는 1-4라는 굴욕적인 대패를 당하기도 했다. 지난 패배의 아픔을 설욕하기 위해 잔뜩 벼를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유럽파가 없는 반쪽짜리 전력으로 나설 경우 '참사가 재현되지는 않을까'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평호 기자 (kimrard16@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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