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딜러에게 "새치 염색하라" 요구한 카지노…인권위 "용모차별 금지"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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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딜러에게 내부 규정을 근거로 흰머리를 염색하라고 지시한 카지노 업체의 요구가 '용모 차별'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제주도의 한 대형 카지노에서 딜러로 근무하는 진정인 A씨는 지난해 10월 '용모 준수사항에 어긋난다'며 사측으로부터 새치를 염색할 것을 요구 받았다.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사측은 '기한까지 염색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을 시 징계 조치를 내리기로 한다'는 내용이 담긴 사유서에 서명을 요구했다.

A씨는 서명을 거부하고 염색도 하지 않았다. 3주 이후 재차 사측은 '용모 준수사항인 그루밍(Grooming) 규정을 지키지 않았다'는 내용의 사유서 작성과 염색을 요구했다.

이에 A씨는 '회사 규정은 염색 머리 중 갈색을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흰머리가 있다고 염색을 하라는 규정이 아니'라며, 회사 측의 요구가 차별행위라는 진정을 국가인권위에 제출했다.

A씨는 염색을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알레르기 등 건강상 문제로 거부하는 것은 아니며, 머리를 염색한다고 서비스를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가치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 측은 '서비스업에 용모 제한이 전혀 없을 수는 없다'며 '고객 입장에서 A씨의 외형을 보고 딜러의 집중력 등에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염색 요구가 성형수술처럼 용모상 회복이 어려운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거나 비용 면에서 수용이 어려운 정도의 제한으로 볼 수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권위는 "흰머리 여부는 카지노 딜러의 업무에 영향을 준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측의 염색 요구를 '용모 차별'로 판단하고, 유사한 차별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