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김광현이 3선발’ STL 선발진에 무슨 일이?
입력 2021.03.10 00:05
수정 2021.03.09 22:17
김광현, 두 번째 등판에서도 구위 회복 실패
팀 선발 투수들 대부분 집단 부진에 빠진 모습
김광현을 비롯한 세인트루이스 선발진들이 시범경기서 고전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현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경기서 선발로 등판해 2.1이닝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했다.
2경기 연속 부진한 투구 내용이었다. 특히 김광현은 지난 4일 뉴욕 메츠전에 이어 이번에도 1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범경기의 특성상 2회 다시 마운드에 올랐으나 아직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낙담하지 않는 모습의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등판을 마치고 현지 매체들과의 화상 인터뷰서 “지난 경기보다 밸런스를 찾은 것 같다”며 “만족스럽지 않지만 첫 등판 때보다 나았다는 점에서 더 좋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자신을 평가했다.
주목할 점은 팀 내에 부진한 투수가 김광현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시범경기에 임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공식 집계되지 않은 경기들을 포함, 총 5명의 투수들이 7경기에 번갈아 가며 선발 등판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애덤 웨인라이트가 2경기 5이닝서 평균자책점 1.80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뿐, 김광현 포함 나머지 4명의 투수들이 아직 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웨인라이트와 함께 2경기를 치른 김광현이 3이닝 10피안타 평균자책점 21.00으로 부진 중이며 에이스로 낙점된 잭 플래허티(27.00 ERA), 존 간트(7.71 ERA), 그리고 지난해 김광현과 5선발 경쟁을 펼쳤던 카를로스 마르티네즈도 32.4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환경적인 요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미국은 이례적으로 불어 닥친 한파의 영향으로 동남부 휴양지인 플로리다 역시 아직 따뜻한 기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투수들 컨디션 조율에 애를 먹게 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김광현이 마이애미전에 등판했던 로저 딘 스타디움의 기온은 섭씨 21도(화씨 71도)로 관측됐다. 지난해 스프링캠프 당시 평균 30도 안팎의 따뜻한 날씨 속에 공을 던졌던 것과 대조되는 부분이다.
현지에서는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 대해 플래허티와 웨인라이트, 그리고 김광현까지 1~3선발까지만 전망하고 있다. 나머지 4~5선발 투수들에 대해서는 이번 스프링캠프서 경쟁을 통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평가할 정도로 양과 질이 열악한 상황이다.
김광현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팀 내 상황이나, 그렇다고 낙관할 필요는 없다. 시범경기가 끝날 때까지 구위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정규시즌서 부진의 길을 걷게 되고 선발 탈락이라는 생각하기 싫은 시나리오가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얻게 돼 지난 시즌 이상의 활약이 요구되는 김광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