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안녕’ 헤비급 새 판 짜는 UFC
입력 2021.03.07 00:05
수정 2021.03.07 07:06
수년간 헤비급 파이터 구인난 시달려
베테랑 선수들 떠나고 존 존스 등 합류
UFC 헤비급이 올드 보이들과의 ‘안녕’을 고하면서 새 판짜기에 돌입한다.
전 헤비급 챔피언 주니어 도스 산토스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대단했던 지난 12년을 보낼 수 있게 해준 UFC에 감사드린다. 이곳에서 챔피언 벨트를 따내고 지켰던 것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영광이었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헤비급 랭커였던 알리스타 오브레임도 UFC와의 작별을 고했다. 그 역시 “여정의 끝에 다다랐다. UFC에서의 지난 10년을 돌아봤을 때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던 것이 분명하다. UFC 주최 측에 매우 큰 감사를 드린다”라고 밝혔다.
UFC는 아직 공식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두 선수가 직접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결별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UFC는 자타공인 세계 최고의 MMA 단체로 수년째 군림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김동현, 정찬성 등 다수의 랭커들을 배출하면서 말 그대로 ‘넘사벽’ 인기와 인지도를 자랑하는 곳이 바로 UFC다.
하지만 UFC도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체급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종목의 특성상, 헤비급은 격투기의 꽃이기 때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아쉽게도 UFC는 제법 긴 기간 헤비급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초창기만 해도 UFC 헤비급은 뛰어난 실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파이터들이 득시글거리는 곳이었다. 초대 챔피언 마크 콜먼을 필두로 랜디 커투어, 팀 실비아는 각자의 개성으로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헤비급의 전성기는 2000년대 말, 브록 레스너가 UFC에 입성하면서 찾아왔다. 레스너는 프로레슬러도 실전 격투기에 통한다는 것을 입증했고, 케인 벨라스케즈와 주니어 도스 산토스의 라이벌리로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교과서적인 승부를 펼치는 스티페 미오치치와 지루한 경기 내용의 다니엘 코미어 등이 득세하면서 팬들의 관심서 멀어지고 있다. 여기에 선수층마저 얇아지면서 팬들의 흥미를 돋울 스토리 라인 부재에 시달렸다.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미오치치와의 타이틀전을 앞둔 프랜시스 은가누의 존재가 막강하기 때문이다. ‘탈 지구인’ 피지컬을 지닌 은가누가 미오치치로부터 벨트를 빼앗는다면 엄청난 흥행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존 존스의 헤비급 월장도 반갑다. 이미 라이트 헤비급서 적수가 없었던 존스는 체급을 올리기로 했고 끝판왕이라는 확실한 목표와 동기부여가 생겼다.
‘화끈한 한 방’으로 많은 팬 층을 거느렸던 UFC 헤비급은 올드보이들과의 작별을 고하며 본격적인 세대교체를 이루려 하고 있다. 실력과 인기를 동반한 묵직한 파이터들이 어떤 이야기와 어떤 라이벌 구도를 만들어낼지, 격투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