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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올미다'부터 '아직낫 서른'까지…드라마 속 30대 여성의 변화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1.02.28 10:00
수정 2021.02.27 21:49

연애와 일 균형적 조화

수동적 캐릭터에서 능동적 캐릭터로 변화

HBO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는 뉴욕 맨해튼에 사는 네 명의 여성이 일주일 중 하루 브런치 가게에서 모여 연애와 성,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한 손에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다른 한 손에는 명품 가방, 그리고 비싼 명품 구두 마놀로 블라닉을 신은 캐리는 당당한 30대 여성의 표본이 됐다. '섹스앤더시티'는 전세계를 매혹시켰고, 우리나라에도 2030 여성들의 일과 사랑, 고민을 담은 드라마들이 본격적으로 만들어졌다.


2004년 '올드미스 다이어리'부터 '달콤한 나의 도시',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로맨스 헌터', '로맨스가 필요해', '일년에 열두남자', '20세기 소년소녀', '멜로가 체질' 그리고 지난 24일 첫 공개된 카카오 오리지널 '아직낫 서른'까지 2030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저격할 만한 드라마들이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다.


이같은 드라마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은 서른살의 여성은 곧 '노처녀'로 인식됐다. 2004년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주인공 미자(예지원 분)의 인물 소개란에는 '우리시대 전형적인 보통의 노처녀'라고 적혀있다. 보통의 노처녀 나이는 31살로 묘사돼 있다.


2005년 방송한 MBC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노처녀라 불리며 주위에서 온갖 무시를 당하던 삼순이(김선아 분)의 나이도 서른이었다. 당시만 해도 서른이란 나이는 여자의 청춘이 끝나는 나이로 여겨졌다.


두 드라마 모두 연하남과의 로맨스를 즐겼다. 지금은 연하남과의 로맨스는 드라마 러브라인에 흔하게 설정돼 있는 코드지만 당시엔 신선함을 자아냈다. 성우, 파티시에 전문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는 일도 부지런했다.


2011년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는 여성들의 고민을 한층 현실적으로 반영했다. 오랜 연애를 이어가고 있는 선우인영(조인영 분), 본능에 충실하고 결혼보다는 연애지상주의인 박서연(최여진 분), 연애 초보지만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는 강현주를 배치해 사랑을 대하는 여성들의 각기 다른 태도를 보여줬다.


'로맨스가 필요해'는 시즌3까지 만들어지며 여성들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시즌3까지 사랑을 대하는 각기 다른 여성들의 포지션은 그대로 가져가며 커리어를 중시여기며 능동적으로 나아가는 여성상은 시즌을 거듭하며 강조됐다.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드라마들은 남자에게 순정을 바쳐도, 더이상 이를 희생이나 아름다운 사랑으로 포장하지도 않는다. 로맨틱 코미디란 장르에 충실하게 여전히 사랑에 대한 통속적인 결말로 끝이 나기도 다양한 선택지를 함께 제시한다. 꿈을 위해 이별을 선택하기도 하고, 사랑의 결실이 결혼이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실제 사회적 인식이 반영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3만 9200건으로 전년 대비 7.2% 감소했다. 혼인건수는 지난 2012년부터 8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여성의 초혼 연령도 1999년 26.3세에서 2019년 30.6세로 늦어졌다.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아이를 낳더라도 첫째아이만 낳겠다고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노처녀, 골드미스란 단어가 사라져가고 비혼이란 말이 새로 생기기도 했다.


지난 24일 공개된 카카오 오리지널 드라마 '아직낫 서른' 역시 '서른'이란 나이를 조명한다. 이 드라마는 서른이란 나이는 완성이 아닌, 어른이 되기 위해 성장통을 겪는 시기임을 보여준다. 서른 살에 나이가 많다고 온갖 구박을 받던 삼순이는 이제 없다. 주변의 시선을 "재밌다, 서른이 올드하다니"라고 쿨하게 받아치는 란주(안희연 분)가 드라마와 주변 속에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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