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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회 '기업인 구자열'호 출범…'할말하는' 대변인 왔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1.02.24 15:09
수정 2021.02.24 15:17

재계결집 리더십 기대…'정권 눈치보기' 소극행보 탈피할듯

"무역 현장 목소리 가감없이 전달할것…규제·제도개선 노력"

한국무역협회가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1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구자열 무역협회 신임 회장이 취재진 앞에서 취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한국무역협회의 새로운 수장이 됐다.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무역협회를 이끌게 되면서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듯한 소극적 행보에서 벗어나 업계의 이해관계를 더욱 적극적으로 대변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24일 무역협회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정기총회를 열어 구 회장을 제31대 회장에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앞서 무협 회장단은 지난 19일 구 회장을 차기 회장에 추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한 바 있다.


재계는 구 회장이 무역 현장 경험과 기업경영 노하우를 토대로, 무역업계를 대표해 대정부 건의·소통 창구로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재계 단체의 기능과 역할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재계를 결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도 커진다.


무협 회장은 2006년 이후 지금까지 퇴직한 정부 관료들이 맡았으나 이번에 구 회장이 나서면서 15년 만에 민간 기업인이 수장이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출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에서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인 출신이 더 적임이라는 재계 의견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무협은 그동안 관료 출신 회장들이 이끌면서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전·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수장을 맡아 정부와의 협조 체제는 원활했지만 반대 의견을 제시하는 덴 다소 소극적이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24일 삼성동 코엑스에서 2021년도 정기총회를 개최한 가운데, 구자열 무역협회 신임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실제 정부와 정치권이 잇단 기업규제 법안을 추진할 때도 무협은 개별적인 반대 입장을 내기보다는 공동 성명에 이름만 올리는 수준의 대응에 그쳤고, 이에 재계 일각에서는 협회가 정부의 눈치를 살핀다는 지적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의식한 듯 김영주 전 무협 회장은 "코로나19로 불확실한 무역환경에 기민한 대응이 필요한 업계를 위해서는 경륜과 역량이 있는 기업인 출신을 추대하는 것이 좋다"며 구 회장을 추천했다.


구 회장은 재계의 이 같은 바람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겠다는 의지다. 구 회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평생을 기업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바탕으로 7만여 회원사가 당면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전달·대변하는 데 주저하지 않고 글로벌 경쟁력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제도는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이어 “종합상사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우리 수출이 세계 7위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무역인들이 흘린 숱한 땀과 눈물을 잘 알고 있다”며 “정부 및 유관단체와 적극 협력해 사회적 요구와 책임을 더욱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계는 구자열 호 무역협회가 우리나라 수출이 상승세로 전환하도록 무역업계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관측한다. 아울러 각종 수출 관련 정책에 업계의 입장이 적극 반영되도록 하는 가교 구실이 중요하다는 제언도 잇따른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회장은 “구 회장은 디지털 혁신과 기업 체질 강화를 강조하면서 무역 현장의 변화를 이끌어 왔다”면서 “다양한 공공분야 활동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업계의 애로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민관 가교역할을 훌륭히 수행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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