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정세균·임종석, '기본소득' 집단 난타…'꿋꿋한' 이재명 "교황도 지지"
입력 2021.02.10 02:00
수정 2021.02.09 22:01
이재명 트레이드마크 '기본소득' 두고 논쟁 가열
與잠룡 3인방, '반대' vs 이재명 "세부 논의 필요"
李 "공격 당해도 줄기차게 말하겠다" 의지 피력
탈당설 재차 일축 "상상도 할 수 없는 일"
여야 통틀어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트레이드마크 격인 '기본소득' 이슈를 두고 여권 잠룡들 간 신경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기본소득에 반대 입장을 밝힌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 지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이 지사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기본소득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젠 기본소득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논의로 들어가야 할 때"라며 "교황께서도 기본소득을 지지하며 '기술관료 패러다임이 이번 위기나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다른 거대한 문제들에 대응하는 데 있어 충분치 못하다는 점을 정부들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 빌 게이츠, 마크 저커버그, 일론 머스크 등을 거론하며 기본소득 도입의 당위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지사는 전날(8일)에는 이낙연 대표와 정세균 총리를 정조준하며 "외국에서 성공한 일이 없고 실현 불가능하다며 기본소득을 반대하는 분들이 있는데, 1인당 연간 100만원(분기별 25만원씩) 기본소득은 결단만 하면 수년 내 얼마든지 시행이 가능하다"고 쏘아붙였다.
이 대표는 지난 2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기본소득은) 알래스카 빼고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고 했고, 정 총리도 지난 4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구상에서 기본소득 제도를 성공리에 운영한 나라가 없고 한국의 규모를 감안할 때 실험적으로 실시하기엔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이날 또 다른 페이스북 글에선 "지금처럼 경제의 구조적 침체와 저성장 극복이 주요 과제인 시대에는 복지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며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고 정책에도 경쟁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이 지사는 지난 6일 트위터에도 '기본소득을 알래스카만 한다?…so what(그래서 뭐)?'이라는 기고문을 첨부하며 "다른 나라가 안 하는데 우리가 감히 할 수 있겠냐는 사대적 열패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논쟁이 격화되자 여권의 또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임 전 실장도 가세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 "이 지사가 이 대표의 지적에 많이 화를 냈다"며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제가 될 수 없다'는 이 대표의 표현이 틀린 말도 아닌 데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의) '사대적 열패의식'이라는 반격은 비판이 아니라 비난으로 들린다"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이날 "이쪽저쪽에서 공격도 당하고 꾸중도 듣지만, 줄기차게 확장적 재정정책과 기본소득 등을 말하겠다. 인지상정의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사는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민주당 탈당설'을 재차 일축했다. 그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여러 이유로 저의 탈당을 바라는 분이 계신 것 잘 안다"며 "(그러나 당원들의) 눈물겨운 헌신을 배신하는 탈당이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다시 말씀 드리건대 제 사전에 탈당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돈에 종속되지 않고 행복한 일을 하며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기본소득', 민주당 외에 어느 정당에서 실현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하며 "민주당이 없으면 이재명도 없습니다. 이재명의 염원도 없다"고 강조했다.
전날 OBS 방송에 출연해선 "민주당 지지자와 문재인 대통령님 지지자들이 압도적으로 응원하는 데 제가 왜 나가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