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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체험 극과극…반년만에 뒤바뀐 판도

이준목 객원기자
입력 2007.12.31 09:34
수정

[프로농구 전반기 결산] 동부 -KT&G-KCC ‘3강 부활’

KTF-모비스-오리온스 ‘화려한 날은 가고’

2007-08 SK 텔레콤T 프로농구 정규시즌도 지난 29일을 끝으로 정확히 절반인 3라운드를 모두 소화하며 반환점을 돌아섰다.

올해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드래프트제 부활, ‘황금세대’로 불리는 신인들의 대약진, 대형 FA들의 자리이동 등으로 개막전부터 그 어느 해보다 화젯거리가 풍성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불과 반년 만에 지난해와 완전히 뒤바뀐 순위 판도. 지난해 4강팀 가운데 창원 LG만이 현재 4위로 턱걸이하고 있을 뿐, 통합 우승팀 울산 모비스를 비롯해 대구 오리온스, 부산 KTF는 외국인 선수의 부진과 주전들의 줄부상 속에 나란히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반면, 지난해 PO진출에 실패했던 원주 동부와 전주 KCC, 6위에 그쳤던 안양 KT&G는 나란히 ‘빅3’로 약진, 올 시즌 프로농구에 ‘높이 vs 스피드’라는 흥미진진한 대결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1위 원주 동부(21승 7패)
1라운드 8승 1패 / 2라운드 7승 2패 / 3라운드 6승 3패


지난해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02~03시즌 이후 5년만의 PO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했던 원주 동부는 올 시즌 김주성-레지 오코사의 새로운 ‘트윈타워’를 중심의 고공농구로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지난 시즌부터 합류한 포인트가드 표명일이 주전으로 자리 잡으며 팀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가드난을 해소시켰고, 강대협-이광재-손규완-양경민으로 이어지는 ‘막강 외곽포부대’가 든든한 지원사격으로 트윈타워를 떠받치고 있다.


2위 안양 KT&G(18승 9패)
1라운드 5승 4패 / 2라운드 6승 3패 / 3라운드 7승 2패


지난 시즌 중반 팀을 맡아 깜짝 6강 진출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유도훈 감독은 2년차를 맞이해 ‘빠른 농구’를 앞세운 자신만의 농구 컬러를 분명하게 선보이고 있다.

올해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부상한 주희정을 중심으로 한 폭발적인 런앤건은 확실한 정통센터와 외곽슈터가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10개 구단 중 팀속공(156회) 1위, 득점(85.8점) 2위를 자랑하고 있다. 마퀸 챈들러와 TJ 커밍스의 외국인 듀오도 수준급이다. 올 시즌 ‘높이’로 대표되는 동부와 KCC를 상대할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팀이다.


3위 전주 KCC(18승 10패)
1라운드 4승 5패 / 2라운드 7승 2패 / 3라운드 6승 3패


개막 전부터 강력한 우승후보로 분류됐던 KCC는 초반 조직력 부재와 이적생들의 부진으로 다소 고전했지만, 2라운드 이후 두 차례의 5연승을 거두며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3라운드 한때 브랜든 크럼프의 부상으로 위기를 맞으며 시즌 첫 3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센터 본능’을 회복한 서장훈의 부활과 흙속의 진주로 꼽히는 ‘21순위 용병’ 제이슨 로빈슨이 해결사로 급부상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지난해 역대 최악의 성적(15승 39패)으로 추락하며 꼴찌의 수모를 뒤집어쓰며 체면을 구겼던 허재 감독은 올 시즌을 통해 지도력을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불안정한 가드진만 안정을 찾는다면 언제든 선두권 진입을 노릴만하다.


4위 창원 LG(16승 12패)
1라운드 6승 3패 / 2라운드 4승 5패 / 3라운드 5승 4패


지난해와 비교해 라인업이 크게 달라지지 않은 팀 가운데 하나인 LG는 전력보강 복재 속에서도 시즌 초반 6승 3패로 선전했지만, 2라운드 박지현의 뜻하지 않은 부상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며 고전했다.

그러나 올 시즌 명실상부한 리그 정상급 가드로 성장한 2년차 이현민의 빼어난 게임리딩과 신선우 감독의 ‘토털농구’를 바탕으로 급격한 연승도 연패도 당하지 않는 기복 없는 성적을 유지하고 있다. 베테랑 현주엽-조상현의 집중력, 박지현의 빠른 복귀가 후반기 상위권 진입과 PO 이후를 대비한 열쇠다.


5위 서울 삼성(14승 13패)
1라운드 4승 5패 / 2라운드 5승 4패 / 3라운드 5승 4패


지난 시즌까지의 고공농구에서 스피드농구로 전환한 올해의 삼성은 ‘가드왕국’이라 부를 정도로 수준급 가드들이 넘쳐난다. KCC에서 이적후 ‘회춘파워’를 과시했던 이상민을 필두로 강혁, 이정석, 이원수 등 어느 팀에서도 탐낼만한 가드들과 빠른 속공플레이를 앞세워 팀 전체득점 1위(86.6점)의 화끈한 공격농구를 선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점(85.9점)도 전체 1위를 기록할 만큼 골밑 수비와 높이가 불안하고, 시즌이 절반을 마치기도 전에 연승과 연패를 무려 여섯 차례나 오락가락하며 기복심한 경기력이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된다.


5위 서울 SK(14승 13패)
1라운드 6승 3패 / 2라운드 4승 5패 / 3라운드 4승 5패


포인트가드와 조직력 부재로 늘 골머리를 앓아온 SK는 ‘명장’ 김진 감독과 ‘특급 루키’ 김태술의 가세로 힘입어 시즌 초반 6승(3패)을 기록, 그동안의 패배주의를 걷어내는 것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2라운드 이후로는 연이어 5할 승률 달성에 실패하며 고전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들이 버틴 높이에서 한계를 느끼고 트래비스 개리슨을 자시 클라인허드로 교체하며 안정을 찾는 듯했지만, 국내 선수 득점 1위를 달리던 ‘빅뱅’ 방성윤의 갑작스러운 전치 8주부상은 팀의 행보에 또다시 먹구름을 드리웠다. 데뷔 이후 3년 연속 부상악령을 떨쳐내지 못한 방성윤의 조기복귀 여부는 6년만의 PO행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7위 인천 전자랜드(14승 14패)
1라운드 3승 6패 / 2라운드 6승 3패 / 3라운드 5승 4패


최근 3년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전자랜드는 올 시즌 리빌딩의 가능성을 입증하며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주포 김성철과 조우현의 장기공백 속에 1라운드 3승 6패에 그쳤던 전자랜드는 2라운드 이후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한 ‘벌떼농구’가 서서히 자리를 잡으며 중위권으로 부상했다.

‘돌파의 달인’으로 불리는 루키 정영삼과 이한권, 전정규 등이 김성철-조우현의 공백을 완벽히 메웠고, 외국인 선수 테렌스 섀넌은 외국인 선수 1순위다운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그러나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위해서는 고질적인 수비불안과 집중력 문제를 극복해야한다.


8위 부산 KTF(11승 17패)
1라운드 4승 5패 / 2라운드 5승 4패 / 3라운드 2승 7패


지난해 준우승팀 KTF의 몰락은 올 시즌 최대의 이변으로 꼽힌다. 시즌 개막전 ‘우승후보’로까지 거론됐지만, 급격한 라인업의 변화로 인한 조직력 부재,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주전들의 연이은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시즌 초반 외국인 선수 타이론 워싱턴과 세드릭 웨버를 1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교체해야했고, 최근에는 대체선수 제이미 켄드릭이 부상을 당하며 시즌 최다인 6연패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국내파 ‘빅3’ 양희승-송영진-신기성은 외국인 선수와의 부조화 속에 지난해에 비하여 기록과 활약이 모두 미진하다. 김영환-박상오 등 젊은 선수들의 성장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는 것은 유일한 위안이다.


9위 울산 모비스(8승 20패)
1라운드 2승 7패 / 2라운드 1승8패 / 3라운드 4승5패


지난 시즌 사상 첫 통합우승을 일궜던 모비스는 반년 만에 하위권으로 추락하며 새옹지마라는 단어를 실감해야했다. 양동근-김동우의 군입대, 외국인 선수들의 극심한 부진이라는 악재 속에 모비스는 한때 11연패의 악몽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함지훈이라는 새로운 에이스의 발견, 전형수와 김효범의 부활 등은 침체된 모비스에 ‘세대교체’라는 희망을 안겼다. 특히 지난 3라운드 이후 최근 10경기에서 5승 5패의 선전을 거듭하며 후반기 중위권 판도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채비를 마쳤다.


10위 대구 오리온스(4승 24패)
1라운드 3승 6패 / 2라운드 9패 / 3라운드 1승8패


7년만의 화려한 외출을 꿈꿨던 이충희 감독의 야심은 불과 반년도 가지 못했다. 시즌 전부터 마크 샌포드와 코리 벤자민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개막이후에는 김승현-로버트 브래넌-김병철-정재호-칼튼 아론-리온 트리밍햄-주태수 등 팀내 엔트리의 2/3 이상에 부상악령이 전염병처럼 번지며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2라운드 이후 19경기에서 단 1승을 건지는데 그치는 부진 속에 이충희 감독은 결국 중도 퇴진하고 말았지만, 연패탈출은 여전히 요원하다. PO진출과 꼴찌탈출의 가능성은 이미 희박해진 가운데 과연 오리온스가 남은 경기에서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둘 수 있을지가 유일한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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