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뮤지컬은 시작했는데”…대중음악계, 세부지침 차별에 ‘한숨’
입력 2021.02.03 08:18
수정 2021.02.03 08:19
대중음악공연계, 대중음악 공연에 대한 차별 금지 촉구
"대중음악 관련 부서의 부재, 소통 자체가 쉽지 않아"
정부가 공연장에 대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세부지침을 변경하면서 기존 두 칸 띄어앉기에서, 지난 1일부터는 ‘동반자 외 두 칸 띄어앉기’ 혹은 ‘한 칸 띄어앉기’가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연극과 뮤지컬은 잠정적으로 중단했던 공연을 재개하고, 무기한 연기됐던 공연도 잇따라 개막했다.
조정된 세부지침으로 진행할 경우 최대 좌석 점유율 50%를 확보하게 된다. 때문에 대극장 공연을 유지하기 위한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좌석 점유율은 60~70%내외이기 때문에 연극·뮤지컬계가 정부와 긴밀히 논의를 이어가야 할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번 세부지침 변경은 거리두기 좌석제에 대한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냈던 것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먼 장르도 있다. 바로 대중음악계다. 이들 역시 최근 대중음악 민간 공연장들의 연대체인 ‘한국공연장협회’, 공연기획사·제작사·음악레이블·프로덕션·아티스트 등으로 구성된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등으로 모여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 대중음악 관계자는 “뮤지컬과 연극 관련 공연장에는 세부지침에 변화가 있었지만 대중음악 관련해서는 별다른 논의조차 없는 것으로 안다. 뮤지컬·연극계가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것에 대한 긍정적 결과를 도출해낸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이를 본보기로 삼고 대중음악 역시 꾸준히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면서 “다만 여전히 대중음악 콘서트를 바라보는 시선에 편견이 존재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 세부지침에 ‘공연장’에 대한 변경 지침이 내려졌지만 사실상 대중음악공연과는 무관한 일이다. 공연장에는 많은 유형이 존재한다. 대극장과 소극장, 클럽 그리고 많은 대중음악 콘서트가 열리는 컨벤션이나 체육시설 등도 분류가 다를 뿐 용도에 따라 공연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결국 ‘공연장’이라고 특정 한다면 대부분의 대중음악 콘서트는 여전히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미스터트롯 콘서트’ ‘뮤콘’ 등의 총 연출자이자 ‘대중음악공연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의 비대위원으로 활동 중인 신원규 감독은 문체부 내에 대중음악공연에 대한 전문 부서가 없다는 것이 의사소통의 부재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신 감독은 “현재 대중음악산업 관련 부서가 존재하긴 하지만, 상당수의 인력이 대중음악 전반과 노래방 저작권 징수 쪽으로 배치가 되어 있다. 결국 관련 부처의 부재로 의사소통 자체가 쉽지 않은 셈”이라고 말했다.
또 신 감독은 “관련 부서에서 데이터나 피해 현황 등을 통한 적합한 분석이 필요한데, 사실상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며 “비대위 활동을 하게 된 것도 이런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1.5단계 이상일 때는 사실상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는데 이는 대중음악을 ‘공연’보다는 ‘이벤트’ ‘행사’로 초점을 맞추고 보기 때문이다. 앞으로라도 형태에 맞는 지침으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계속 설득하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중음악공연계가 소통 요구하는 건 ‘특혜’가 아닌 ‘차별’ 없는 세부방침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비대위는 “지난 1년간 대중음악 공연장에서 관객 간 감염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대중음악계의 이런 노력을 믿고, 다른 장르 공연과 집객 형평성을 맞춰달라”고 요구했다. 또 비대위는 정부 중점관리시설에만 존재하는 ‘스탠딩 공연장’ 구분 삭제, 소규모 공연장 및 라이브 클럽 집객 기준 완화, 체육시설·전시장·야외시설 등에서의 별도 객석 지침 마련을 촉구했다.
신 감독은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이번 비대위 호소문 내용에도 있듯이 불평등한 방침 등에 대해 논의 테이블을 열어둔 상태인 것으로 안다. 이를 통해 문제를 파악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