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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도약 빅3 ②] 대세는 K배터리…친환경 바람 타고 질주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1.02.02 07:00
수정 2021.02.01 15:08

친환경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에 전기차 배터리 '고속 성장'

LG·삼성·SK, 지난해 시장점유율 35%로 글로벌 '선도'

기술 우위로 승부…수주 확대 위한 조 단위 투자도 지속

SK이노베이션 헝가리 1공장ⓒSK이노베이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이끌 기업들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수출의 최대 주역인 반도체는 메모리 경쟁력 강화와 비메모리 성장을 본격화하고 있고 배터리도 전기차 시장의 본격 확대의 기회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격적 투자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도 친환경·자율주행 등 산업 패러다임을 변화에 대응해 산업 주도권 강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들 주력 업종들의 활약을 바탕으로 국내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편집자 주]


'3대 중 1대는 전기차'. 2010년 수 천대에 불과했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2040년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30% 이상을 차지할 전망이다. 친환경차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고 전기차 인프라 구축 속도도 빨라지면서 전기차는 글로벌 '대세'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대신 친환경차를 도입하기 위한 각종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은 2025년까지 약 2조달러(2400조원)을 들여 친환경 정책인 '그린 뉴딜'을 추진한다. 여기엔 상당수의 전기차 교체와 지원금 및 세제 혜택이 담겨있다.


중국은 2035년까지 일반 내연기관 차량 생산을 중단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전기차 등 신(新)에너지차 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50%를 생산하고 휘발유·디젤 엔진 차량은 퇴출시키겠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일본은 2030년 중반까지 신차 시장에서 휘발유차를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으로 전기차가 각광 받으면서 전기차에 탑재되는 배터리 시장도 '폭풍 성장'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IHS마킷은 올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지난해 보다 80% 늘어난 236GWh(기가와트아워)로 추산했다. 시장 조사업체인 SNE리서치는 이 보다 많은 296GWh로 전망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한국 배터리 3사인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주도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33.5GWh를 기록, 중국 CATL과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3.5%로 2019년 10.5%와 비교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8.2GWh를 기록한 삼성SDI는 5위로, 점유율은 2019년 보다 2.0%p 오른 5.8%를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7.7GWh를 기록하며 6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7%에서 5.4%로 3.7%p 급격히 상승했다.


국내 배터리 3사, 이른바 'K배터리'는 전체 배터리 성장세를 주도하며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있다. 중국계 업체 대부분의 성장이 정체됐고 일본계 업체들이 역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두드러진 실적이다.

LG화학 충북 오창공장 직원들이 생산된 전기차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LG화학

LG에너지솔루션은 주로 테슬라 모델3, 르노 조에, 폭스바겐 ID.3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포드 쿠가 PHEV, 폭스바겐 파사트 GTE 등에, SK이노베이션은 현대 코나 EV(유럽 물량), 기아 니로 EV 등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에도 글로벌 완성차들이 친환경차들을 대거 선보일 계획으로 배터리 공급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이하 한자연)에 따르면 올해 미국에서만 50종 이상, 유럽에선 200종 이상의 친환경차 출시가 예정돼있다. SNE리서치는 올해 약 700만대의 전기차 판매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힘입어 국내 배터리 3사들은 전기차 생산을 앞둔 완성차들과의 협업을 강화함과 동시에 배터리 투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3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적용한 전기차 '아이오닉5'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는 같은 플랫폼을 활용한 전기차 CV(프로젝트명)을 내놓는다. E-GMP 프로젝트 1차 물량은 SK이노베이션이 수주했고 2차 물량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이 각각 따냈다.


폭스바겐도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B'를 적용한 순수 전기 SUV 'ID.4'를 출시한다.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SUV 모델이다. GM은 'BEV3' 플랫폼으로 순수 전기 픽업트럭 GMC 허머 EV를 올해 선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MEA'를 적용한 EQA와 EQS를 각각 올 상반기와 하반기에 내놓는다. 테슬라는 올해 중형 SUV '모델Y' 생산을 본격화한다.


전기차 성장과 더불어 안정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배터리 3사는 배터리 기술 고도화를 통해 '초격차'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된 전기차용 배터리 사진.ⓒ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은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 비중을 낮춘 'NCMA(니켈 코발트·망간·알루미늄) 배터리' 대량 생산을 앞두고 있다. 니켈 비중을 90%로 끌어올려 장거리 주행을 구현하면서도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SDI는 '젠5'로 불리는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를 선보인다. 1회 충전시 600km 이상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로, 니켈이 80% 이상 포함됐고 kwh당 배터리 원가는 20%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지난 28일 열린 '2020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젠5는 하이니켈NCA와 신공법을 처음 적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니켈 함량을 90% 이상으로 높인 'NCM구반반(니켈 90% 코발트 5% 망간 5%)' 배터리 개발을 2019년 완료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 배터리가 탑재되면 전기차 주행거리가 700㎞까지 늘고 충전 시간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각 배터리 기술을 전기차에 공급하기 위한 투자도 한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미국과 중국에 배터리 생산 합작사를 설립중이다. 미국은 제너럴모터스(GM), 중국은 지리자동차가 합작 파트너다.


향후 인도네시아에 배터리 셀 생산 라인까지 두게 되면 LG에너지솔루션은 주요 타깃 지역인 미국, 중국에 이어 동남아 지역까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달 27일 '2020년 4분기 결산 컨퍼런스콜'을 통해 "생산 규모는 올해 35GWh 정도 증설해 155GWh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매출 18조원 중후반대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매출 30조원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SDI 역시 올해 투자를 이어간다. 삼성SDI "헝가리 공장을 중심으로 한 자동차 전지 시설, 원형전지 시설 증설 중심으로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며 "투자 규모 자체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삼성SDI가 지난해 매출 11조원 돌파에 이어 올해 14조원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업이익 역시 수익성 확대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2조6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 이반차에 유럽 제 3공장을 신설하는 등 2023년까지 85GWh, 2025년까지 125GWh 이상의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방침이다.


기존 2025년 목표였던 100GWh에서 25GWh 이상 추가 증설하겠다는 것으로, 전기차의 고속 성장에 따른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SNE리서치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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