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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눈길에서 강했던 이유…"75%가 4륜구동"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1.01.29 06:00
수정 2021.01.28 10:35

최신 전자식 AWD로 마른노면이나 눈길에서나 최적의 성능 발휘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달리 전 트림에 단독 옵션 선택 가능

제네시스 4륜구동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연초부터 수시로 이어지는 폭설로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 자동차들이 길가에 멈춰서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상대적으로 폭설 피해에서 자유로웠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 비결은 월등히 높은 4륜구동 장착 비중이다.


지난 28일 내린 폭설로 고가의 수입차주들은 ‘눈길 트라우마’에 시달려야 했다. 앞서 지난 6일 예상치 못한 폭설로 오르막길 앞에서 멈춰서거나 주인 없이 도로에 방치되는 등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어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비싼 돈을 주고 산 ‘프리미엄 딱지’가 붙은 수입차들이 눈길에서 맥을 못 추는 것은 ‘후륜구동 차량’의 특성 때문이다.


대부분의 프리미엄 자동차는 후륜구동 방식을 사용한다. 승차감과 주행 성능 향상 때문이다. 통상적인 전륜구동 자동차는 앞바퀴가 구동과 조향을 모두 책임지는 방식이라 앞바퀴의 부하가 커지고 조향 성능도 둔해진다.


하지만 후륜구동은 구동과 관련된 부품 일부가 차체 뒤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앞뒤 무게 배분 설정에 유리하다. 아울러 앞바퀴는 조향을, 뒷바퀴는 구동만 책임지기 때문에 주행 성능이 한결 안정적이고 민첩하다.


일반적인 노면에서는 후륜구동 차가 가속할 때 뒤쪽에 무게가 실리는 동적 하중으로 인해 전륜구동 대비 출발 및 가속에서 유리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후륜구동 자동차가 눈 내린 미끄러운 노면을 만났을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특히 눈이 쌓인 오르막 길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전륜구동 방식은 무게중심이 집중된 앞쪽 바퀴가 구동을 책임지기에 미끄러운 노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접지력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앞바퀴로 차체를 이끌기 때문에 차체가 좌우로 흔들리는 현상도 적다. 오르막 눈길에서 타이어의 부족한 접지력을 엔진과 구동계 등 차체 앞부분에 가해지는 하중과 구동 위치로 만회하는 것이다.


반면, 후륜구동 방식은 구동력이 전달되는 뒷바퀴에 가해지는 하중이 전륜구동 대비 상대적으로 작다. 게다가 눈길에서 바퀴가 헛돌면 가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마른 노면의 가속과정에서 차체의 하중이 뒤로 실리며 얻을 수 있는 후륜으로의 동적 하중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때문에 제아무리 최신 기술을 사용해 구동력을 전달하더라도 타이어는 헛돌고 오르막길을 올라가기 힘들 수밖에 없다.


또한 후륜구동은 뒤쪽에서 차체를 밀고 나가기에 차체가 흔들리기 쉬우며, 구동축(후륜)과 조향축(전륜)이 분리된 특성으로 인해 흔들리는 차체를 제어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조향축인 전륜에 동력이 전달되지 않아 미끄러지는 차를 정상적인 진행 방향으로 돌려놓기 힘들다.


폭설 때마다 서울 도심 곳곳에서 후륜구동 자동차가 정상적인 주행을 하지 못하고, 심지어 도로에 방치됐던 것도 모두 이런 이유에서였다.


제네시스 AWD(4륜구동) 옵션 선택 비중. ⓒ현대자동차그룹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 역시 승차감과 주행 성능을 높이기 위해 기본적으로 후륜구동 구조로 제작됐다. 하지만 폭설 대란 속에서도 길가에 버려진 제네시스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 배경은 압도적으로 높은 4륜구동 채택 비율에 있다. 후륜구동 기반으로 설계된 4륜구동 시템은 적절한 무게배분을 통한 안정적 조향성능은 물론 다양한 노면상황에서 대응능력도 뛰어나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된 제네시스 전 차종의 4륜구동 평균 장착 비율은 75%였다. 눈이 거의 오지 않는 남부 지방에서 4륜구동 선택 비율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하면 수도권을 비롯한 중부 지방의 선택 비율은 80%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상위 모델일수록 4륜구동 선택 비율이 높았다. 플래그십 모델 G90의 경우 지난해 91.1%가 4륜구동 모델로 판매됐고, SUV GV80의 4륜구동 장착 비율도 85.4%에 달했다.


제네시스의 최신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AWD)은 마른 노면 주행 시엔 뒷바퀴에 상대적으로 많은 구동력을 전달해 최적의 주행 성능과 높은 연료 효율을 유지한다. 그러다 눈길처럼 미끄러운 노면을 만나면 앞뒤 구동력을 능동적으로 배분해 주행 안정성을 높인다. 이 모든 과정은 운전자가 감지하지 못할 만큼 빠르게 이뤄진다. 덕분에 후륜구동의 민첩함과 4륜구동의 안정성을 동시에 누릴 수 있다.


제네시스 SUV에 적용된 터레인 모드의 스노 모드 적용 이미지. ⓒ현대자동차그룹

특히 GV70과 GV80 같은 SUV 모델의 경우 험로 주행에 최적화된 터레인 모드와 구동축에 해당하는 뒷바퀴의 좌우 구동력을 보다 세밀하게 배분하는 전자식 차동제한장치 ‘e-LSD’가 적용된다.


터레인 모드는 ECU(Engine Control Unit), TCU(Transmission Control Unit), TCS(Traction Control System) 등을 종합적으로 제어해 작동한다. 이처럼 여러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터레인 모드는 머드(MUD), 샌드(SAND), 스노(SNOW)의 세 가지 모드로 구성되며, 이 중 스노 모드를 사용하면 겨울철 눈길에서의 주행 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스노 모드는 눈길처럼 표면이 미끄러운 노면을 달릴 때, 바퀴에 너무 큰 힘이 전달돼 미끄러지지 않도록 엔진·변속기·4륜구동 시스템을 섬세하게 제어한다. 엔진의 토크가 부드럽게 나올 수 있도록 제어 방식을 바꿔 같은 힘으로 가속 페달을 밟더라도 엔진 회전수를 천천히 올려 지나치게 많은 힘이 전달되지 않도록 한다.


변속기도 기어를 1단이 아닌 2단을 사용한다. 저단 기어에서의 강한 동력 전달은 눈길에서 오히려 바퀴를 헛돌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가능한 높은 단을 사용하기 위해 변속 시점을 앞당겨 동력이 조심스럽게 전달되도록 한다. 아울러 마른 노면을 주행할 때보다 앞바퀴로 더 많은 동력을 보내 네 바퀴의 접지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다.


제네시스 4륜구동 시스템. ⓒ현대자동차그룹

물론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고급 세단이나 SUV들도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모델들을 운영한다. 하지만 수입차들에 비해 제네시스의 4륜구동 장착 비중이 높은 것은 합리적 비용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상 프리미엄 수입차들은 일반 후륜구동과 4륜구동 모델이 별개의 트림으로 운영된다. 그리고 그 가격차는 100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한다. 옵션으로 운영되더라도 패키지로 묶여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하지만 제네시스는 개인 맞춤형 주문 방식인 ‘유어 제네시스’를 통해 어떤 종류의 제네시스를 구입하더라도 자유롭게 옵션으로 4륜구동을 선택할 수 있다.


세단인 G70와 G90의 4륜구동 옵션 가격은 250만원이고 G80은 280만원이다. SUV인 GV70과 GV80의 4륜구동 가격은 각각 300만원과 350만원으로 세단보다 다소 높다. 이는 터레인 모드와 e-LSD 추가에 따른 것으로, 가격 차이는 크지 않다.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4륜구동 시스템은 다른 옵션과 패키지로 묶이지 않고 어떤 트림에서건 별도 선택이 가능해 고객의 자유도를 높여주며, 가격 또한 제네시스 차량 가격 평균의 3~5% 수준으로 부담이 크지 않아 최애 옵션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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