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반려동물 수천마리 '택배 속 떼죽음'…잔인한 거래 계속된다
입력 2021.01.27 00:06
수정 2021.01.27 05:32
반려동물 택배 판매행위 폭로
중국 살아있는 동물 택배 배달 금지
지난해도 동물 4천여마리 상자 속 떼죽음
네티즌들 "반려동물 인형 아냐"
지난해 중국의 한 물류창고에서 4,000마리가 넘는 애완동물이 택배 상자 속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여전히 온라인상에서는 반려동물을 물건처럼 택배 상자에 넣어 판매하는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25일 웨이보(중국판 트위터)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일부 상인들이 개나 고양이, 거북이 등 살아있는 반려동물을 물건 취급하며 택배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는 내용이 올라왔다.
웨이보에 200만명의 팔로워를 지닌 한 블로거는 이날 일부 판매자들이 온라인에서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 싼 가격을 팔고 있다고 폭로했다.
해당 블로거는 최근 한 반려동물 판매자는 온라인에 "시골 강아지가 아닌 혈통이 좋은 순종을 보내주겠다"며 홍보하는 글을 올렸다고 밝혔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인 타오바오에 '살아 있는 애완동물 블라인드 박스'를 검색하면 거북이 등 동물이 판매 리스트에 올라와 있다고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적했다.
거북이를 판매하는 한 업자는 현지 기자에게 "돈만 내면 원하는 품종의 거북이를 바로 보내주겠다"며 "다양한 품종, 크기, 수량, 가격에 따라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로 배달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북이는 추위에 강해 잘 죽지 않으니 택배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거북이 생존 여부에 대해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중국 현행 법은 살아있는 동물을 택배 상자 등에 넣어 배달하는 행위를 금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상에서 반려동물을 택배 상자에 담아 파는 행위가 성행하자 공분이 일고 있다.
해당 소식을 접한 중국 네티즌들은 "반려동물은 인형이 아니다" "이런 방식으로 강아지를 사는 사람들은 반려동물이 아플 경우 수의사에 데려가지 않고 버릴 가능성이 크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중국에서 반려동물을 택배상자에 넣어 판매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9월엔 중국 허난성의 한 물류창고에서 택배 상자에 담긴 개와 고양이, 토끼, 햄스터 등 5천여 마리 동물이 발견됐다.
물류창고 측이 살아있는 동물들이 담긴 화물을 받지 않자 택배 기사는 물류창고에 동물이 담긴 상자들을 그대로 버리고 도망갔다. 동물들은 창고에서 발견될 때까지 최소 닷새 이상 물과 음식을 먹지 못했다.
이미 4천여 마리는 먹이 등을 먹지 못해 집단 폐사했고, 1천여 마리는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된 1천여 마리 동물들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들이어서 상태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