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전장부품이 스마트폰 대신하나
입력 2021.01.24 06:00
수정 2021.01.23 13:43
2013년 설립 이후 양적 성장 속 수익성 개선 기대
신성장동력으로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에 기여
ZKW·마그나로 조명·파워트레인 등 분야 다각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매각을 검토하면서 전장부품 사업이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만년 유망주에서 신성장동력의 한축으로 자리잡으면서 회사의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스마트폰이 주력인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사업본부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그 공백을 자동차부품솔루션(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가 메워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는 생활가전이 주력인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양대 축으로 MC사업본부와 VS사업본부, 기업간거래(B2B)를 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BS·Business Solutions) 사업본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대체적으로 H&A와 HE사업본부가 주력으로 실적을 이끌고 MC·VS사업본부는 적자, BS사업본부는 소폭의 흑자를 내는 구조였다. MC사업본부는 그동안 만성적인 영업적자에도 전체 매출의 약 10% 안팎을 책임져왔다.
지난 2013년 중장기성장동력 확보를 목표로 신설된 VS사업본부(당시 VC사업본부)가 MC사업본부의 대체자로 주목받고 있는 것은 성장세 때문이다.
특히 양적 규모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 2017년 연간 매출이 3조3386억원이었던 VS사업본부는 2018년 4조2876억원, 2019년 5조4654억원으로 계속 성장세를 보여왔다.
지난 2017년에는 MC사업본부(연간 매출 11조1583억원)의 30% 수준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그 차이가 약 5000억원(MC사업본부 연간 매출 5조9667억원) 밖에 나지 않았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VS사업본부(3조8869억원)가 MC사업본부(3조8321억원)를 앞섰다.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전장부품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는 하다.
지난 2016년 1분기부터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 규모가 8454억원에 달한 상태로 연간 적자 규모도 매년(2016년 633억원·2017년 1069억원·2018년 1198억원·2019년 1949억원·2020년 3분기 누적 3655억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연간 영업적자가 1조원대(2019년 1조98억원·2016년 1조2591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던 스마트폰보다는 적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이러한 적자가 레퍼런스(공급이력)를 확보하기 위해 그동안 저가 수주도 마다하지 않은 결과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수익성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지난 2015년 4분기 이후 처음으로 분기 기준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 흑자전환은 장담할수 없지만 전장부품 사업의 수익성 개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018년부터는 수익성이 담보된 수주에 집중했고 현재 누적 수주 잔고가 60조원까지 확대된 상황으로 향후 매출과 수익성이 동반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5조원대인 매출은 올해 7조원대, 내년 10조원대로 계속 늘어나고 올해 분기 기준 흑자에 이어 내년부터는 연간 기준 약 5000억~7000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이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매출과 수익성이 동시에 담보되면서 가전(H&A)과 TV(HE)와 함께 실적 3대 축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전장부품의 성장은 완제품 일색이던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특히 지난 2018년 8월 오스트리아 프리미엄 차량용 조명기업 ZKW 인수에 이어 지난해 말 세계 3위의 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파워트레인 합작법인 ‘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가칭) 설립을 발표하면서 사업 다각화로 인한 성장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ZKW 인수 이듬해인 지난 2019년 말 VS사업본부 내 차량용 램프 사업을 ZKW로 이관해 통합했는데 이번 합작법인 출범을 기점으로 VS사업본부(인포테인먼트)·ZKW(램프)·엘지 마그나 이파워트레인(파워트레인) 등 3개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향후 성장을 뒷받침할만한 조직 규모는 갖춰진 상태다. 2015년 1분기 기준 2381명(계약직 포함)에 불과했던 VS사업본부 직원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4561명으로 배 가량 늘어난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가 LG전자 전장부품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 원년이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사업 매각 검토는 만성적인 적자 사업을 청산하려는 의지의 표현이지만 전장부품 사업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반영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