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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소련처럼 되나…"자력갱생 경제 노선 실패할 것"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1.01.21 05:00 수정 2021.01.21 05:18

"미션 임파서블…김정은, 톰 크루즈 아냐"

"사회주의경제체제 역사는 '와해'로 귀결"

북한 장마당 전경(자료사진) ⓒ미국민주주의기금(NED)

북한이 제8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얼개를 공개한 경제 분야 자력갱생이 '실현 불가능한 목표'라는 지적이 나왔다.


과거 비슷한 전략을 취했던 소련이 경제 내구성 문제로 주저앉았듯 북한 역시 같은 결과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19일 세종연구소와 스팀슨센터가 공동주최한 웨비나에서 북한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실현 불가능한 목표(Mission Impossible)"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톰 크루즈가 아니다"고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을 영화 '미션 임파서블' 주연 배우에 빗대며 비현실적 경제 노선을 내세웠다고 꼬집은 것이다.


김 교수는 "경제적 자력갱생은 적자 폭 확대로 이어져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사회주의경제 체제의 역사를 보면 자본주의처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와해되는 걸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교수는 북한이 '비공식적 시장경제'를 '공식적 사회주의경제'로 편입 시켜 통제를 강화하는 계획을 내세웠다며 단기적으론 "세수가 늘어나 사회주의적 기업들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그는 "북한 가계의 직간접적 일자리가 '비공식적 시장'과 연관이 있다"며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북한 주민 삶에 장마당 등 '비공식적 시장'이 깊이 녹아들어 있는 만큼 사회주의경제를 강하게 추진할 경우 '내부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경제활동의 기본적 동기는 결국 수익"이라며 "더 부유해지는 것이 (경제활동의) 가장 강력한 동기이다. 북한의 자력갱생 노선은 북한 주민들의 동기를 사라지게 해 경제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자료사진) ⓒ조선중앙통신

김 교수는 북한이 내세운 경제 전략이 과거 소련과 중국이 실패했던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실패' 인정은 이례적이라면서도 극복 방안으로 '객관적·환경적 여건'이 아닌 '주관적·개별적 의지'를 강조하고 나선 것은 '오래된 문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과거 소련과 중국이 경제난 타개를 위해 '내적 역량 강화' 등을 강조했음에도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듯, 북한 역시 두 나라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 당시 제시했던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과 관련해 "내세웠던 목표가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며 "우리의 노력과 전진을 방해·저해하는 갖가지 도전은 외부에도, 내부에도 의연히 존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결함의 원인을 객관이 아니라 주관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주관적 의지'라는 건 스스로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라며 단기적으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중장기적으론 적합하지 않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대외환경 등 객관적·환경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교수는 북한의 5개년 경제 계획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유사하다는 일각의 견해에 대해선 '특정 산업 육성'이라는 "계획자체는 유사하다"면서도 내용적·질적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사기업 활동을 보장했던 한국과 달리 북한은 통제 중심의 사회주의경제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조건 자체가 다르다"다는 지적이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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