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오바마 케어의 부활, K바이오엔 '기회의 장'
입력 2021.01.18 07:00
수정 2021.01.15 15:54
바이오시밀러 주력 기업들 '훈풍'
진단키트 업체들 수출 확대도 기대
오는 20일 바이든 정부가 출범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운동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강력한 대응과 '오바마케어 부활'을 전면에 내세운 바 있어 한국 바이오시밀러 업체와 진단키트 업체의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공약 중 하나로 오바마 케어를 존치하되 공적보험 제도를 결합한 바이든 케어를 내놓겠다고 했다.
오바마 케어에는 복제약 처방 장려 정책이 포함돼 있는 만큼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같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오바마케어는 국민 97%를 건강보험에 가입시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를 통해 저소득층에게 약가 인하 효과를 주고 의료비 부담을 낮춘다는 목표로 만들어졌다.
미국 전국민의 건강보험 확대를 위해서는 오리지널 약보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효능은 비슷한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 재정을 절감하기 위해서라도 바이오시밀러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셀트리온은 현재 미국에서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바이오시밀러 3종을 판매 중이다.
미국 헬스케어 데이터업체 심포니헬스에 따르면 미국 시장 내 램시마의 시장점유율은 2020년 9월 말 기준 11.3%를 기록했고, 트룩시마의 점유율은 20.4%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 4종을 허가받았다.
2017년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 허가를 시작으로 엔브렐 복제약 '베네팔리', 허셉틴 복제약 '온트루잔트', 휴미라 복제약 '임랄디' 등이 허가를 획득했다.
여기에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에이빈시오'는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허가 신청서(BLA)를 제출한 상태로, 연내 허가가 기대된다. 에이빈시오는 지난해 8월 유럽에서도 판매허가를 받은 제품이다.
미국 전국민 진단검사 시행…K진단키트에도 호재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K진단키트 업체들의 미국 수출 확대 가능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실시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기업들의 코로나19 진단시약 221개 제품(유전자 105개, 항원 44개, 항체 72개)이 수출용으로 허가돼 전 세계 170여개 국가로 총 4억9679만명분이 수출됐다.
미국에서 긴급사용승인(EUA)을 받은 한국 기업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현재까지 10여개에 달한다. K방역과 K진단키트에 시종일관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였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정부 출범이 수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최근 GC녹십자엠에스는 미국 진단키트전문 도매유통사의 파트너사인 'MCA Partners'와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계약규모는 2억6400만달러(한화 2904억원)로 지난해 매출(941억원) 대비 309%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번에 수주한 물량은 6000만 테스트 분량으로 앞으로 1년간 미국에 공급된다. 본격적인 판매는 현재 검토가 진행 중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EUA)이 나오는 대로 시작하게 된다.
유전체 분석업체들도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오바마 정부 때처럼 정밀의료 분야 확대 정책을 펼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100만명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한국 유전체 분석기업들의 수출도 확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바마 케어보다 더 나아간 바이든 케어가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바이오시밀러, 진단키트 등을 수출하는 업체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