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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공실률 치솟는데"…5대 은행 부동산임대업 대출 '경고등'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1.01.13 06:00
수정 2021.01.12 13:15

작년 3분기 잔액 154조7056억원…전분기比 8.1%↑

“코로나로 공실률 상승…차주 상환 능력 악화” 우려

시중은행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155조에 육박했다.ⓒ데일리안

주요 시중은행의 부동산임대업 대출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내수경기 침체 등으로 상가 공실률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공실률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에도 빨간불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13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 잔액은 154조7056억원으로 전분기(143조981억원) 대비 8.1% 증가했다. 2019년 12월 말(136조6379억원)과 비교하면 13.2%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별로 보면 이 기간 국민은행의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작년 6월 말 30조7826억원이었던 국민은행의 관련 대출 잔액은 그해 9월 39조8375억원으로 29.4%나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6조8256억원에서 28조672억원으로 4.6% 올랐고. 하나은행도 34조63억원에서 34조8438억원으로 2.4% 증가했다. 우리은행과 농협은행 역시 각각 0.9%, 0.8% 늘었다.


이처럼 은행들의 부동산 및 임대업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초저금리 기조와 정부의 잇따른 주거 시장 정책 등으로 인해 상업용 부동산 투자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로 해외 부동산 투자자금까지 국내 시장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등의 여파로 공실이 늘고 임대료가 떨어지는 등 임대업자의 상환 능력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12.4%로 통계를 집계한 2002년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전분기(12%) 대비 0.4%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8.5%로 집계됐는데 이태원 공실률이 24.9%로 가장 높았다. 비교적 활발했던 강남 상권도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3분기 강남 지역의 평균 공실률은 11.3%로 통계집계 이래 처음으로 공실률 10%를 넘었다.


특히 강남대로 상권은 공실률이 16.4%까지 치솟아 2분기(8.5%)보다 7.9%포인트나 증가했다.


여기에다 올해 전망도 밝지 않다. KB금융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2021년 KB부동산 보고서(상업용편)’에 따르면 올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저금리, 유동성 확대 등으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자금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여전히 높지만 코로나19와 국내외 경제회복, 디지털 전환 가속화 등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미 한국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 진입기와 유사한 모습이라며 일찌감치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은은 지난해 상반기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1년간 20% 하락하고 임대소득수익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2배가량 하락한다면 금융사들이 추가로 적립해야 하는 대손충당금 규모는 2조6000억원으로 추정했다.


특히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유동성이 낮아 부실채권 발생 시 담보대출의 회수가능금액이 낮은 만큼 금융기관들의 선제적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은행들은 당장 대출 부실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업용부동산 담보대출의 경우 채무상환 부담이 크지 않아 잠재리스크가 단기간 내 현재화될 가능성은 낮지만 부동산 시장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부동산 업종 대출 건전성 추이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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