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범 실패, 양날의 검 보라스로는 무리였나
입력 2021.01.10 12:30
수정 2021.01.10 12:30
포스팅 마감 시한까지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 실패
대형급 선수 위주로 계약 우선시하는 보라스 한계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를 누비고자했던 ‘나스타’ 나성범(NC 다이노스)의 꿈은 끝내 무산됐다.
나성범은 포스팅 협상 마감 시간인 10일 오전 7시(한국시각)까지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21시즌은 다시 원 소속팀 NC서 활약한다. 한 시즌을 더 보내고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2020시즌 NC 다이노스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며 야심차게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장을 내민 나성범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인해 시장 자체가 얼어붙은 점, 부상 이력, 동양인 외야수에 대한 편견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스캇 보라스 선임도 실패로 돌아갔다.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목표로 2018년부터 ‘슈퍼 에이전트’ 보라스와 손을 잡았다.
MLB에서 가장 영향력이 센 에이전트 보라스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에 악마, 선수들에게는 천사로 불릴 정도로 협상력에서 강점이 있었다.
다만 보라스는 ‘양날의 검’이기도 했다. 그는 슈퍼스타들과 대형 계약을 수차례 이끌어내며 탁월한 협상력을 발휘했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 고객들은 협상에서 뒷전으로 밀려나곤 했다.
1년 전 게릿 콜,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잭 휠러, 류현진 등 우수 고객들의 대형 계약 성사의 이면에는 분명 뚜렷한 단점도 존재했다.
거물급 선수들에 비해 동양인 외야수 나성범에게는 불리한 핸디캡이 많았다. 보라스가 ‘5툴 플레이어’로 홍보하며 세일즈에 나섰지만 냉정하게 나성범이 보라스에 많은 수수료를 안겨 줄 선수는 아니었다.
보라스가 있었기에 기대가 컸던 것도 사실이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재정적 한파를 악마의 에이전트도 녹이기는 역부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