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 새해 믿을 건 화물 뿐…백신·반도체 수송 기대감↑
입력 2021.01.04 14:47
수정 2021.01.04 15:20
코로나19 백신 보급 본격화…콜드체인 구축 생명
비대면 수요 확대로 반도체 호황…운송 수익 확대
화물 통해 올해 실적 개선 전망…통합 시너지 극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새해에도 국제선 회복이 요원한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버팀목이 됐던 화물로 올해에도 보릿고개를 버텨야 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의 매출이 국제선에서 나왔던 만큼 손실을 모두 상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백신 수송 본격화와 반도체 초호황 전망에 따라 기대감이 높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일 화물기를 띄우며 새해 첫 운항을 시작했다. 화물기인 OZ987(B747)편은 이날 오전 4시 10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5시 15분(현지시각) 중국 상하이 푸동공항에 도착했다.
새해 첫 운항이 화물이라는 점에서 볼 때 올해 역시 무너진 국제선 수요를 상쇄하기 위해 항공사들이 화물 운송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항공운송협회(IATA)는 2024년은 돼야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한 항공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항공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세계 각국의 국경봉쇄 및 입국제한 조치의 여파로 여객 운송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운송을 통해 흑자를 내는 등의 성과를 내며 한 해를 버텼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코로나19로 여객 부문서 큰 타격을 입었지만 화물사업으로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해 2분기부터 지속적인 영업이익 흑자 달성의 성과를 냈다.
이에 양사는 올해에도 화물 운송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향후 본격화 될 코로나19 백신 수송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IATA는 전 세계 인구가 코로나19 백신을 1회 접종하기 위해서는 미국 보잉의 B747 기종 화물전용기 8000대 분량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약 100억회분의 접종량으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품질 유지와 긴급성을 고려해 항공화물 운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은 현재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 약 100t의 ‘온도조절’ 화물을 수용할 수 있는 1292㎡ 규모 냉장·냉동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백신 운송 표준 프로세스를 제작하는 한편 인천화물서비스터미널 보강을 위해 특수컨테이너 충전 시설을 확충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아직 백신이 상용화 되지 않은 만큼 현황 모니터링과 함께 최적의 운송 체계를 갖추기 위한 논의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백신 등 의약품 수송은 시간과 콜드체인 운영 노하우가 핵심 요소”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IATA의 인증을 받는 등 충분히 검증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에는 반도체 호황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이에 따른 호재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업무증가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증가가 새해에도 지속 될 것이란 분석이다.
통상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 제품이 항공사의 전체 화물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안팎에 그치지만 화물 운송 수익 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다. 아시아나항공이 새해 첫 수송한 화물 역시 반도체와 전자 장비 관련 81톤 물량이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D램은 지난해보다 23% 늘어난 812억3900만 달러(약 88조3900억원), 낸드플래시는 14% 증가한 649억9500만 달러(약 70조7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과 반도체 등 항공운송에 특화된 화물 운송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화물수송을 통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개선된다면 향후 이뤄질 통합 시너지도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