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정지원 손보협회장 "실손·자동차보험 구조개선 추진"
입력 2020.12.31 09:58
수정 2020.12.31 09:59
"보험금 누수→손실 확대→보험료 인상 악순환 해소 노력"
"보험사만큼 성장한 GA, 소비자 책임 다하도록 제도 정비"
정지원 손해보험협회장이 새해에는 실손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의 구조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제 독립법인대리점(GA)들도 소비자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 손질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은 31일 발표한 내년 신년사를 통해 "실손보험의 구조적 문제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보험금 누수, 손실 확대 그리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구조를 끊어내기 위해서는 낭비되는 보험금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 회장은 금융당국이 내년 7월 도입하기로 한 새로운 4세대 실손보험 상품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새 실손보험의은 상품 구조를 급여·비급여 보장으로 분리하고, 이를 통해 자기부담금·보장 한도를 적정화함으로써 보험료를 인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자기부담금을 약 10% 상향하는 대신 보장 한도는 기존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정 회장은 "보상처리 문제와 운전자 간 분쟁이 많은 자동차보험은 좀 더 세밀한 개선방안이 필요하다"며 "적정 치료 기간을 설정하고 진단서 제출을 의무화하는 한편, 무분별한 부품 교체보다는 복원수리를 할 수 있는 부품의 범위를 늘려 불필요하게 새는 보험금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매년 20~30%씩 늘어나고 있는 일부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문제 해결을 위해 첩약 및 약침 등에 대한 처방 기준도 명확히 하고, 차 대 차 사고에서 과실이 큰 운전자가 더 많이 보상받는 사례가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 자동차보험 보상처리의 형평성도 높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정 회장은 "보험사에 버금가는 규모로 커진 대형 GA는 보험 산업의 중요한 한 축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그 규모와 역할에 걸맞게 소비자에 대한 책임 또한 다해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배상 책임 부여 등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SNS 등을 통한 허위·과장광고도 사전에 걸러내어 적극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GA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소비자 불만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GA는 다수의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운용되는 보험 대리점으로, GA 설계사는 특정 보험사 상품만 모집할 수 있는 전속 설계사와 달리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가지고 영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영업 구조가 과열 경쟁의 배경이 되면서, GA가 보험업계 불완전판매의 핵심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아 왔다.
끝으로 정 회장은 "새로운 보험 수요에 적극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부각된 기업의 영업중단, 여행·공연 취소 등 새로운 위험에 대한 보장을 민간 보험이 어떤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한편, 날로 커지고 있는 반려동물 산업과 시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펫 보험 활성화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을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며 "현재 정부가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어 인터넷 포털의 빅 데이터와 공공 의료 데이터 등을 활용한 새로운 맞춤형 보험상품과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