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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 운임 급등에 대한해운·팬오션 '안도', 철강사는 '우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0.12.30 15:52
수정 2020.12.30 15:55

중국발 원자재 수요 급증에 운임도 '강세'…경기회복세 타고 내년까지 '↑'

철강 생산원가 상승 불가피…제품가 도미노 인상으로 대응할까

팬오션의 초대형철광석운반선 '씨 후지야마호'가 항해하고 있다.(자료사진) ⓒ팬오션

중국의 원자재 수요 증가로 벌크선 운임지수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팬오션, 대한해운등 국내 벌크선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와 달리 철강사들은 원자재 가격 및 운송료 부담 가중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30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기준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전주 대비 5%가량 상승한 1366포인트(p)를 기록했다. 지난달 24일 1178p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6%나 오른 수치다.


업계는 벌크선 운임이 오른 이유로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급증을 꼽는다. 중국은 하반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대규모 부양책을 펴면서 인프라 투자와 건설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특히 철강재 수요가 증가하면서 철강재의 원자재로 쓰이는 철광석 물량과 가격도 뛰고 있다. 산업통산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은 1억670만t로 전년 동기 대비 15% 늘었다.


폭증한 수요를 뒷받침하듯 철광석 가격은 지난 25일 기준 t당 167.2달러(약 18만원)로 2010년 4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 대비 44.8% 급등한 가격이다.


아울러 석탄 수요 증가도 벌크선 운임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만 해도 석탄 물동량은 중국의 수입 감소로 부진했지만 지난달 중국 정부가 연간 석탄 수입 총량을 기존 대비 2000만t 늘리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기에 석탄 수요가 많은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쳤다.



최근 한 달간 BDI 지수 추이 그래프. ⓒ블룸버그통신

이같은 벌크 물동량 상승세는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의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예고하고 있는데다 유럽 주요 국가 역시 인프라 투자 계획을 잇따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021년에는 경기 회복에 따라 상품, 원자재 등 전반적인 해상 물동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중국 생산이 본격적으로 증가하는 춘절 이후에는 BDI 상승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벌크 선사들은 운임상승세에 따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반면, 철강사들은 비상이다. 철강재 원재료인 철광석·석탄 값이 급등한데다 운송료 부담까지 더해져 생산원가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컨테이너선 부족 현상이 심화되자 수출 비중이 큰 철강사들은 일부 제품을 컨테이너선이 아닌 벌크선에 싣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컨테이너선 운임 급등에 이어 벌크선 운임까지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 운임이 t당 1달러(약 1085원) 상승할 경우, 철강제품의 t당 원가는 2.3 달러(약 2497원)상승 한다"며 "이같은 원가상승분은 제품가격을 올림으로써 대응하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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