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티맵모빌리티 첫발…이통3사 ‘5G 자율주행’ 경쟁 본격화
입력 2020.12.29 10:55
수정 2020.12.29 12:09
‘자율협력주행’ 서비스서 5G ‘초저지연’ 중요성 커져
주차·로봇에 자체 모빌리티 플랫폼 결합…B2B 공략
SK텔레콤에서 분사한 신설법인 티맵모빌리티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국내 최대 내비게이션 서비스인 ‘T맵’을 앞세워 올인원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단순 길 안내 서비스가 아닌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을 총망라한 종합 모빌리티 생태계로 확장을 예고하고 있다.
‘탈통신’을 목표로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이동통신 3사는 5세대 이동통신(5G)의 ‘초저지연’ 특성과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앞세워 도로와 대화하는 ‘자율협력주행’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를 주차·단말·로봇 등과 연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카카오모빌리티가 주도해온 모빌리티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신설법인에는 이동을 신청한 SK텔레콤 직원들과 새로 채용된 경력 직원들이 합류한다. 250여명 규모의 법인을 이끌 대표는 이종호 SK텔레콤 모빌리티사업단장이 맡는다. 사무실은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빌딩을 사용하다가 추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년 상반기 세계 최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 ‘우버 테크놀로지’와 조인트벤처(JV)를 만든다. JV는 T맵 택시 드라이버와 지도·차량 통행 분석 기술, 우버의 글로벌 운영 경험·플랫폼 기술을 합친 택시 호출 사업을 전개한다. 카카오가 최근 세종시에서 상용화를 시작한 자율주행택시 서비스도 출시할 전망이다.
2022년에는 렌터카·차량공유·택시·단거리 이동수단(전동킥보드·자전거 등)·대리운전·주차 등을 묶어 할인해주는 ‘올인원’ 서비스를 구독형 모델로 출시할 계획이다.
5G 자율주행과 공유경제 플랫폼은 미래 성장사업인 만큼 KT와 LG유플러스 등도 관련 기술 개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만, SK텔레콤은 T맵을 기반으로 기업과고객간거래(B2C) 서비스에 집중하는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기업간거래(B2B) 모델 발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KT는 한국자동차연구원과 자율주행 핵심기술 연구 등 미래 자동차 분야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 레벨4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다양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KT의 강점은 차량사물통신(V2X)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인 ‘5G 모빌리티 메이커스’와 고도화된 정밀측위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플랫폼은 연결된 다양한 차량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자율주행 관제 기능을 제공한다. 협력사에서 개발한 클라우드 형태의 관제센터나 각 산업 현장에서도 실시간 원격 제어가 가능하다.
KT는 이를 물류센터 5G 자율주행 운반 카트나 방역로봇 ‘캠피온’에 적용하는 등 B2B 모델을 발굴하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한양대학교 자동차전자제어연구실 ‘ACELAB’와 함께 5G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자동차가 스스로 인근 주차장을 찾아가 빈자리에 주차하는 ‘자율 발렛파킹(대리주차)’ 5G 자율주차 서비스를 선보였다.
자율주행 로봇 전문업체 언맨드솔루션과 5G망을 활용한 실외 자율주행로봇 실증에도 성공했다. 해당 로봇에는 LG유플러스의 5G 통신과 실시간 고정밀 측위 기술이 적용됐다. 이 기술은 최대 30m의 오차가 발생하는 위성항법시스템(GPS) 오차를 기준국 기반으로 보정해 정확한 위치를 확보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빌리티분야는 미래 먹거리로 기술 선점 경쟁이 활발히 벌어지고 있다”며 “단순 자율주행을 넘어 5G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주변 도로와 대화하는 자율협력주행에서는 통신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선보인 자율주행 관련 기술들은 빠르게 실증을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B2B분야에서 본격 상용화를 통해 수익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