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전자'된 삼성전자…실적모멘텀에 자금몰이 "9만 간다"
입력 2020.12.29 05:00
수정 2020.12.28 21:34
대신·케이프證 목표주가 9만5000원 제시…9만원 이상 줄줄이 상향
반도체·전자 업황 회복에 배당 기대↑…"기대 실적대비 여전히 저평가"
삼성전자가 사상 처음으로 8만원선을 돌파하면서 추가 상승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연말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를 품은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와 역대 가장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 업황으로 인해 삼성전자가 9만원을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900원(1.16%) 상승한 7만87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3일 이후 3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장 시작과 동시에 1800원 급등 출발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던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9시 8분 2200원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8만원을 돌파했다. 이후 8만100원까지 오르면서 9만원대를 향한 추가 상승 여지까지 남겼다.
올해 5만5200원으로 한 해를 시작한 삼성전자는 3월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4만2950원까지 급락했다. 이후 4~5만원대를 횡보하던 삼성전자 주가는 9월14일, 6만400원까지 오르면서 6만원선을 돌파했다. 10월30일 5만6600원으로 다시 떨어졌던 삼성전자는 코스피 급등세에 올라타 이번 달 24일 7만7800원으로 37.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폭인 23.8%를 상회한 기록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상승세는 코로나19 여파를 극복하고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기준 66조9642억원의 매출액과 12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익인 7조7800억원 대비 58.1% 급증한 규모다.
아울러 동학개미군단의 유입도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에만 삼성전자를 8조9669억원어치 사들였다. 상장된 모든 종목 가운데 가장 많이 순매수 규모다. 개인들은 심지어 지난 3월 코로나19로 삼성전자가 급락하자 이를 저점으로 판단하고 4조9587억원어치 뭉칫돈을 밀어 넣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에 259조6594억원의 매출액과 46조5607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매출액(237조7337억원)과 영업익(36조8941억원) 대비 9.2%, 26.2%씩 증가한 규모다.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부문이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글로벌 D램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반도체) 등 전 부문이 호황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내년에 코로나19에서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면서 5세대 통신(5G) 확대, 스마트폰 출하량 회복, 인텔 새 중앙처리장치(CPU) 출시로 인한 서버 교체 등 호재 등 반도체 수요가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과 미국 IT기업을 향한 D램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성전자는 늘어난 반도체 판매량은 물론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게 됐다"며 "반도체업 호황이 2022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미리 설비를 증설한 삼성전자 주가의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배당으로 인한 투자자의 순매수세도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2021~2022년 연간 30조3000억원 규모의 잉여현금흐름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3년 간 평균 값인 25조5000억원 대비 20% 증가한 규모다. 단순 계산으로도 삼성전자의 배당이 20~30% 이상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지혜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내년에 3억대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물량 확대를 통한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며 "특수관계자의 상속세 및 증여세 이슈와 맞물려 올해 예상 잉여현금흐름이 9조원에 달해 특별배당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심리 개선으로 주가가 더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신·케이프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9만5000원을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도 삼성전자가 9만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파운드리 성장으로 비메모리 관련 매출이 급등하고, 메모리 수급도 내년 1분기 공급확대로 정상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익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이 같은 호재에 지속된 자금 유입으로 인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이 글로벌 경쟁사 대비 낮은 만큼 9만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