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자구안 약속지킨 두산, '친환경 에너지기업' 재편 드라이브
입력 2020.12.12 09:00
수정 2020.12.12 08:42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자에 현대중공업…연내 본계약
풍력발전·가스터빈·수소 필두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 공략
두산인프라코어 우선협상대상자로 현대중공업이 선정되면서 두산그룹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3조원 마련 자구안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두산그룹은 풍력발전, 가스터빈, 수소 기술을 필두로 친환경 에너지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를 확고히 다져나가겠다는 방침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지난 10일 현대중공업지주-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결정하고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보고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제시한 가격은 9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약 2~3주간 추가 협상을 마친 뒤 본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이로써 두산그룹은 채권단에 약속한 자구안을 8개월 만에 달성하게 됐다. 지난 4월 채권단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받은 두산그룹은 지금까지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을 매각하기로 하면서 총 2조2100억원 규모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상황이다.
자구안이 완전히 마무리되면 두산그룹은 확보한 유동성 중 1조3000억원을 두산중공업에 투입해 경영 정상화를 마무리 짓고 '친환경 에너지 기업'으로의 체질 변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오는 2025년까지 해상풍력사업을 연매출 1조원 이상으로 육성한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05년 풍력사업에 진출한 이후 지금까지 약 1800억원을 투자해 기술을 개발해왔으며 누적 수주액이 6600억원에 달한다
지금까지 제주도와 서해 등 전국에 총 79기, 약 240메가와트(MW) 규모 풍력발전기를 공급했다.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 제주 탐라 해상풍력 등 96MW에 달하는 국내 해상풍력기는 모두 두산중공업 제품이다.
아울러 정부는 해상풍력 규모를 2030년까지 12기가와트(GW)로 늘리기 위해 전북 고창과 부안 해역에 약 14조원을 들여 2.4GW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중공업 풍력사업의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두산중공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지목한 발전용 가스터빈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발전용가스터빈은 압축 공기와 가스 연료를 혼합해 연소시켜 발생하는 고온 고압의 연소가스로 터빈의 블레이드를 돌려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내연기관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2013년부터 국책과제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해 9월 초도제품 생산에 성공했다. 앞으로 국내 복합발전시장에서 수입제품을 대체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가스터빈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통해 가스터빈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국형 표준 복합발전 모델 개발 계획을 밝혔으며, 2030년까지 총 4조4000억원의 가스터빈 시장이 창출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전세계적으로 저탄소·수소 산업으로의 생태계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액화수소플랜트, 수소연료전지 생산 등이 주력인 두산퓨얼셀의 약진도 기대된다.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사업은 정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에 따라 2040년까지 연평균 20%이상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이를 고려해 2023년 매출 1조5000억원을 목표로 정했다.
특히 정부는 2040년 수소연료전지 설치목표 8GW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연료전지 발전 의무화 제도를 2022년부터 시행할 예정으로, 두산퓨얼셀이 정책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두산퓨얼셀은 국책과제로 전기차·수소차 인프라를 동시에 확장할 수 있는 트라이젠 모델도 개발하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모델 설계를 올해 말 완료하고 내년 실증 후 2022년부터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두산모밀리티이노베이션의 수소드론, 밥캣의 전기 굴착기 등도 친환경 사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해외에서 불어 닥친 주요 국가들의 탄소배출 제로 정책 도미노는 친환경 수소 산업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며 "그동안 두산이 쌓아온 기술력도 이같은 흐름속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