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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방송 뷰] '경이로운 소문'·'며느라기', 웹툰 드라마 부진 끊는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2.10 13:10 수정 2020.12.10 14:35

9일 문가영-차은우 주연 '여신강림'도 첫 방송

'이태원 클라쓰'를 제외한 '쌍갑포차', '메모리스트', '저녁 같이 드실래요', '편의점 샛별이' 등 올해는 웹툰 원작 드라마들이 부진했다. 원작을 못 따라가는 것은 둘째치고, 완성도까지 지적받는 드라마도 있었다. 그러나 중반을 넘어 후반에 등장한 웹툰 원작 드라마들은 '이름값'을 하기 시작했다.


OCN '경이로운 소문'은 첫 방송 시청률 2.7%(닐슨, 전국 유료 가구 기준)로 시작해 4회 만에 6.7%까지 오르며 '한국판 마블'이 되겠다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이 드라마는 악귀 사냥꾼 카운터들이 국숫집 직원으로 위장해 악귀들을 물리치는 동명의 웹툰 내용을 중심으로 한며 조병규, 유준상, 염혜란, 구구단 강세정이 주연을 맡았다.


조병규는 원작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로 원작 작가가 캐스팅 1순위로 생각한 배우였다. 조병규는 병약한 소문이 히어로로 거듭나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몸무게를 감량하고 원작 캐릭터를 분석하는데 열을 올려 시청자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또한 웹툰에서 보여줬던 현실 불가능한 액션을 드라마로 옮겨오며 현실성을 가미한 점과 히어로가 되기 전 카운터들은 모두 세상에 소외된 약자였다는 점이, '을들의 연대'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9일 첫 방송한 야옹이 작가의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며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 분)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 분)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드라마다. 이제 막 첫 방송을 끝낸 시점으로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3.6%의 시청률로 문가영의 망가짐을 불사한 연기와 차은우의 비주얼로 시선끌기에 성공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드라마 '며느라기'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웹툰 원작은 2017년 '오늘의 우리 만화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화제성을 모두 인정 받은 작품이다. 박하선 역시 웹툰 캐릭터 민사린의 트레이드 마크인 헤어스타일부터 완벽하게 재현했다. '며느라기'는 초보 며느리가 겪는 시댁 식구들과의 에피소드로 1화 130만, 2화 134만, 3회 142만뷰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했다. 원작에 충실하면서도 배우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더 추가하며 원작 팬과 일반 시청자 모두 만족시켰다.


앞서 카카오TV에서 방영된 박지훈, 이루비 주연의 웹툰 드라마 ‘연애혁명’은 공개 된지 이틀 만에 100만 뷰를 돌파했다. 가장 최신 회차인 23회는 97만뷰를 기록 중이다. '연애혁명'은 학원물이라는 장르지만, 굳이 학생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인 일상을 패러디와 B급 개그코드로 표현했다. 1020세대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워너원 출신 박지훈이 공주영 역을 맡아 웹툰 원작을 모르는 일반 시청자와의 거리감을 좁히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상반기는 국내를 넘어 일본에서까지 신드롬을 일으킨 JTBC '이태원 클라쓰'를 제외하고는 인상에 남는 웹툰 원작 드라마의 성공은 없었다. OCN '루갈'은 2.3%, KBS2 '계약우정' 1.8%, '어서와' 1.0% JTBC '쌍갑포차' 3.6%, tvN '메모리스트' 3.3%, MBC '저녁 같이 드실래요'는 4.3%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SBS '편의점 샛별이'는 이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시청률은 9.5%를 기록했지만, 선정성, 여성 혐오, 성인지 감수성 부족, 비속어 사용 등으로 도마 위에 오르며 원작 팬은 물론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결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편의점 샛별이'를 향해 '제작진 의견 진술'을 결정했다. 의견 진술은 통상 법정 제재의 중징계 가능성이 있을 때 진행하는 절차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명암이 분명하다. 누적 조회수로 화제성과 작품성을 검증 받은 원작을 통해 인지도를 확보한 상태에서 시작점에 선다는 것이 장점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관계자는 "대박난 인기 웹툰이라면 배우 캐스팅에서도 한결 수월하고 어느 정도 인기가 보장돼 있는 상태로 흥행에 유리한 입장이지만, 100% 자신할 수 없다. '저녁 같이 하실래요'는 모르는 남녀가 같이 식사를 한다는 콘셉트만 같을 뿐, 남녀 캐릭터의 색깔을 재구성했다. 원작과 다르게 가는 부분이 조금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시청자와 괴리감이 생긴 것이다. 차별화 전략에 실패한 예다"라고 짚었다.


드라마의 성패를 좌우하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싱크로율이었다. 단순히 웹툰과 싱크로율이 높다고, 혹은 인지도 있는 배우를 기용한다고 환영 받는 것은 아니었다.


드라마 제작사 캐스팅 관계자는 "정상급 배우가 출연한다고 성공했다면 상반기 드라마에서는 실패할 작품이 없다. 웹툰이 1020 세대들에게 특화된 콘텐츠라는 걸 인식하고 그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배우들을 내세우는게 조금 더 현명한 방법이다. '연애혁명'의 박지훈과 신인 이루비 캐스팅이 이 공식을 부합시키는데 좋았던 예다"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싱크로율도 함께 생각해야 한다"며 "'여신강림'의 차은우, '이태원 클라쓰' 박서준, '경이로운 소문'의 조병규가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이태원 클라쓰'와 '경이로운 소문'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여신강림'의 차은우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싱크로율은 그림체 뿐 아니라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까지 포함한다는 의미다"라고 전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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