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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이낙연, '이대만'이냐 '어대후'냐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0.12.10 00:00
수정 2020.12.10 09:26

2년 넘게 1위 지키던 李, 최근엔 2~3위로 주저앉아

돌파구 당장 안보여…'윤석열-이재명' 양강구도 전망도

공수처 출범으로 반전 노리지만…입법 폭주 후폭풍도

서울·부산 보선 결과, 대선후보 입지 '결정타' 될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1회 민생연석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냐, '이대만'(이대로 대표만)이냐.


여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치적으로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2년 넘게 지켜온 대선 후보 지지율 1위 자리는 2~3위권으로 주저앉았고, 이 같은 난국을 돌파할 뾰족한 수는 당장 보이지 않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를 조사해 9일 발표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 따르면, 이 대표는 18%로 3위를 기록했다. 1·2위는 윤석열 검찰총장(28.2%)과 이재명 경기도지사(21.3%)였다. 이 대표는 지난달 한길리서치가 실시한 조사(11월 10월)보다 4.2%p나 하락했다. 반면 윤 총장과 이 지사는 각각 3.5%p, 2.9%p 상승했다. 윤 총장은 범야권 후보로 분류된다.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전국 18세 이상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에선 이 대표는 이 지사와 똑같은 20.2%를 기록했다. 1위는 윤 총장(25.8%)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의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지지율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이대만'(이대로 대표만)에 그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윤석열-이재명-이낙연' 3강 구도에서 '윤석열-이재명' 양강 구도로 굳어질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친문 진영에선 '제3 후보론'까지 공개적으로 거론하고 있는 상황이다. 친문계 중진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현재는 두 분(이낙연·이재명)이 경쟁을 하고 있지만 상황 변화가 온다면 제2, 제3, 제4의 후보가 등장해서 경쟁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친문의 움직임은 이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기는 하지만 아직 "확실한 친문 사람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이 대표는 갈수록 친문 진영을 의식한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자충수를 두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4일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징계 청구 및 직무정지 명령을 내리자, 바로 다음날 윤 총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언급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역공을 당하는 것은 물론 당내 반발에 직면했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가 조급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3일엔 자신의 최측근인 이모 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이 옵티머스 자산 운용 관계 회사로부터 이 대표의 서울 종로 사무소 복합기 대여료(76만원)를 지원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됐다.


이 대표 측에선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등 개혁 입법 성과를 내고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 확실하게 당내 대선 주자로서의 입지를 굳힐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이 공수처법·국가정보원법·경찰청법 개정안 등 권력기관 3법을 비롯해 기업규제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 등 핵심 법안을 사실상 단독 처리 강행 수순에 돌입하면서 여론 악화 등 후폭풍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또, 내년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도 민주당 소속이었던 박원순·오거돈 전 시장의 성추문 사태로 치러지는 만큼 여당을 향한 민심도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두 곳 모두 승리한다면 이 대표의 대권 행보에는 날개가 달리겠지만, 두 곳 모두나 한 곳이라도 야당에 뺏기게 된다면 이 대표의 리더십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과 함께 움직인다. 최근 문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이 대표의 지지율도 같이 떨어진 것"이라며 "공수처법 개정안 등 개혁 입법을 완료하고 나면 지지율은 다 같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내년 보궐선거를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대선 후보로서의 몸값은 치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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