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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스 한신행’ 돈의 힘에 밀린 KBO리그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12.10 00:10
수정 2020.12.10 05:58

2020시즌 MVP 로하스, KT 잔류 대신 일본 한신행.

KBO리그에 비해 3~4배 이상 연봉 지급하는 일본

한신행을 확정한 로하스. ⓒ 뉴시스

“KBO리그의 특급 외국인 선수는 일본서도 통한다.”


2020시즌 KBO리그 최고의 선수인 멜 로하스 주니어가 일본프로야구 문을 두드린다.


KT 위즈는 9일 "로하스 측으로부터 한신과 계약했다는 통보가 왔다. 더 큰 무대에서 뛰고 싶어 했던 로하스가 기회를 잡은 것"이라고 알렸다. 이어 "KBO리그 역대 외국인 타자 최고 수준에 준하는 금액을 제시했지만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로하스의 ‘코리안 드림’은 그야말로 역대급이다. 2017년 대체 외국인 선수로 KT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매 시즌 특급 활약을 펼쳤고 올 시즌 14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9 47홈런 135타점 116득점 등 타격 4관왕에 오르며 MVP의 영예를 안았다.


연봉도 매년 수직 상승했다. 2017년 40만 달러를 받았던 로하스는 2018년 100만 달러로 수직상승했고, 2019년 160만 달러, 그리고 올 시즌에는 150만 달러를 받았다.


당연히 해외 구단들의 영입 타겟이 된 로하스였다. 이에 KT 구단은 외국인 타자 역대 최고액 카드로 맞섰지만 로하스의 마음을 잡는데 실패했다. KBO리그 외국인 타자 역대 최고 연봉은 삼성에서 뛰었던 다린 러프의 170만 달러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KT의 제시액을 크게 뛰어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실제로 외국인 선수들이 KBO리그 잔류 대신 일본프로야구행을 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돈’이다.


로하스가 내년 시즌 한신서 한솥밥을 먹게 될 샌즈가 아주 좋은 예다. 샌즈는 지난해 키움에서 50만 달러의 연봉을 받았으나, 올 시즌 3배 가까운 130만 달러를 보장받으며 이적을 선택했다.


SK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하고 요미우리행을 택한 앙헬 산체스도 마찬가지다. 산체스는 올 시즌 요미우리로부터 3억 4000만 엔(약 36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즉, 일본이 한국에 비해 3~4배 이상의 연봉을 지급하니 선수 입장에서는 고민할 부분이 아닌 셈이다.


밴덴헐크. ⓒ 뉴시스

일본 구단들도 KBO리그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크게 주목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타이론 우즈 이후, KBO리그를 지배했던 선수들은 일본서도 통한다는 공식이 수차례 증명됐기 때문이다.


이후 밴덴헐크, 로사리오 등 최근 야구팬들에게 익숙한 선수들은 물론 호세 페르난데스, 게리 레스, 다니엘 리오스, 세스 그레이싱어, 크리스 세든, 레다메스 리즈 등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일본으로 이동한 바 있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의 지속적인 유출은 KBO리그의 수준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 이에 일부 구단들이 2년 또는 3년 계약으로 묶어두는 방법도 택하지만 만약 선수가 부진했을 경우 그 피해는 오롯이 KBO리그 팀들이 감수해야 한다. 스포츠 자본주의의 위력 앞에 씁쓸함이 남는 외국인 선수들이 이동이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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