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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등장 타고 돌아온 '왕년 대장'...자동차株 부활의 빛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12.08 05:00
수정 2020.12.07 16:10

현대차 3월 6만원대서 3배 점프...‘성장주’ 재평가로 11월 이후 17%↑

“수익성 정점 앞둔 내년까지 주가 상승...부품주보다 완성차업체 투자”

상반기 비대면주에 밀려났던 현대차가 최근 펀더멘털 회복과 전기차 사업 기대감으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현대차

현대차가 증시 2차 랠리 국면에서 급등하며 그간의 부진을 설욕, ‘왕년 대장주’의 부활 기대감을 키운 가운데 내년에도 상승 추세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증권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 요인이 남아있지만 내년 현대차그룹의 이익 성장 모멘텀이 강력한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현대차는 전장 대비 3000원(1.53%) 내린 19만3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현대모비스는 1.62% 하락한 24만2500원, 기아차도 1.22% 빠진 6만4600원으로 마감했다. 현대차 주가가 20만원 회복을 목전을 두고 현대차그룹주 모두 조정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공개 이후 지난 4일 장중 19만9000원까지 올랐다. 현대차가 20만원대를 기록한 건 약 6년 전인 2014년 9월이 마지막이다.


전통적 제조업체인 현대차는 2015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와 시가총액 1, 2위를 다퉜던 종목이다. 이후 판매 부진과 노조 파업,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하락세를 탔지만 지난해에도 시총 순위 3~6위권은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악재가 더해지며 생산량과 판매량이 급감했다. 3월 20일 주가는 현재의 3분의 1 수준인 6만5000원까지 하락했고 5월에는 카카오 등 비대면 산업에 밀려 급기야 시총 11위로 밀려났다.


그러나 현대차는 하반기 들어 수소·전기차 사업이 부각되면서 새로운 성장주로 재평가받기 시작했다. 신작 출시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 수혜주로 전기차가 지목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대선 이후에는 경재 재개 기대로 증시가 2차 랠리를 펼치며 현대차 등 대형 수출주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현대차 주가는 지난 10월 말 16만4500원에서 이날까지 17.6% 뛰었고 시총은 35조원에서 41조원으로 올라섰다.


다만 최근 원·달러 환율이 2년6개월 만에 최저치인 10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원화 강세 현상이 나타난 건 현대차의 실적 부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82.1원으로 마감했다. 증권가는 환율 이슈보다는 내년 자동차산업의 선순환 사이클 확대에 주목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수익성 정점에 도달할 2022년~2023년을 앞두고 내년 이익성장 모멘텀이 가장 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은 부담스러운 요인이지만, 경험적으로 환율이 급등한 이후 하향 안정화되면서 수요 회복을 동반하는 경우가 자동차산업의 수익성에는 가장 좋은 여건”이라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현대차와 기아차는 내년까지 실적 개선을 반영한 주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현대모비스는 올해 주가수익률이 부진했지만 내년 사업 여건은 영업과 지배구조 관점에서 모두 올해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증권가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도 밸류에이션 재평가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시장에선 현대차그룹이 E-GMP를 통해 전기차 연평균 판매증가율을 29%까지 끌어올릴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시장내 점유율도 2022년 9.3%까지 높아진 후 경쟁사들의 전기차 플랫폼 출시에 따른 경쟁 증가로 현재 내연기관차 점유율인 7.6%까지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과 현대차그룹의 E-GMP를 통한 빠른 시장대응 등을 감안하면 전기차 연평균 판매증가율 29%는 충분히 보수적인 가정이라는 판단”이라며 “이런 가정 하에서도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비중확대는 실적 측면에서의 주당순이익(EPS) 상승과 밸류에이션 재평가를 통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부품주보다 완성차 업체 위주의 투자가 유리할 것으로 관측했다. 현대차의 지난달 해외 도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한 반면, 내수 판매는 신형 투싼 및 팰리세이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증가와 G80 등 제네시스 브랜드의 판매 강세로 11% 증가했다. 해외 시장이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춤하고 있지만 탄탄한 내수 판매로 인해 부품업체들보다 실적 개선세가 돋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수요에 대한 우려가 다시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지난 2~3분기 실적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펀더멘털은 계속해서 확인되고 있다”며 “강력한 믹스 개선과 평균판매가격(ASP) 증가에 이어 물량까지 회복되고 있어, 4분기 및 내년에도 양사의 실적 개선이 부품사들을 압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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