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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사칭 보이스피싱에 몸살…저축은행, 자구책 마련 고심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입력 2020.12.07 06:00 수정 2020.12.07 08:12

금융권 사칭 악성 앱, 시중은행 제치고 저축은행 1위

FDS·악성앱 탐지 강화-보이스피싱보험 무료 가입도

신한저축은행이 소개한 가짜 저축은행 앱 스미싱 사기수법 사례 화면. ⓒ신한저축은행 신한저축은행이 소개한 가짜 저축은행 앱 스미싱 사기수법 사례 화면. ⓒ신한저축은행

최근 금융기관을 사칭해 전화나 문자, SNS 등을 통해 대출사기를 벌이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고 저신용-고령층 고객이 많은 저축은행이 집중 타깃이 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스팸차단 앱인 후후앱컴퍼니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금융권을 사칭한 악성앱 랭킹 순위에서 신한저축은행(993건)이 시중은행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10위권 내에는 신한 외에도 유진저축은행, JT친애저축은행 등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기범들의 수법은 두 가지다. 우선 저축은행 직원을 사칭한 사기범이 고금리로 자금을 융통하는 저신용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겠다’며 대환대출을 미끼로 내거는 방식이다. 이들은 저금리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 대출을 모두 상환해야 한다며 대포통장으로의 입금을 유도하고 입금된 돈만 인출해 종적을 감추는 것이다.


또 최근들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도 급증하고 있다. 고객 스마트폰 상에 해당 저축은행 앱과 유사하게 생긴 가짜 앱 설치를 유도하고 이를 통해 대출상담 및 신청을 하도록 해 신뢰도를 형성한 뒤 대출사기에 나서는 것이다. 아울러 가짜 앱 설치를 통해 고객 개인정보를 탈취하고 이 정보를 이용해 통장 속 돈이나 대출 등을 받아 가로채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심각해지자 일선 저축은행들도 저마다 금융사기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최근 피싱탐지 앱 ‘피싱아이즈’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전예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피싱아이즈’ 앱을 설치하면 문자메시지나 전화, 앱 설치정보 등을 분석해 의심징후를 탐지한 뒤 이상금융거래시스템(FDS)에 공유하고 위험고객에 대해서는 대출 실행 전 보이스피싱 정황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업권 내 모바일강자인 웰컴저축은행도 자사 모바일앱 ‘웰뱅(웰컴디지털뱅크)’에 인공지능(AI) 기반 악성 앱 사전탐지기술을 업계 최초로 적용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되는 불법 프로그램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월부터 보이스피싱 사고 발생 시 최대 300만원까지 보상하는 보험 가입 서비스를 신규대출고객을 대상으로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신한저축은행은 아예 홈페이지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사 직원을 사칭한 전화번호와 카카오톡 아이디, 이들의 수법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나섰다. KB저축은행도 “어떠한 경우에도 고객 직장이나 자택으로 방문해 현금 수령을 하지 않는다”며 “자사 저축은행 직원이라며 전화를 건 뒤 계약위반 등의 사유로 대출금 상환을 종용하는 경우에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고객들의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보이스피싱 범죄는 그 수법이 워낙 교묘한 데다 저축은행 주고객군인 고령층이나 자금수요가 절실한 중·저신용자들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상대적으로 취약해 더욱 타깃이 되는 부분도 있다”며 “저축은행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서민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충격이 어느 곳보다 큰 만큼 최대한 고객 피해가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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