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국산 코로나 백신… 안전성 등 차별화에 주력
입력 2020.11.30 12:15
수정 2020.11.30 13:06
제넥신, SK바이오사이언스 임상 1상 진행 중
이르면 내년 하반기 개발 성공 가능성 있어
국내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글로벌 제약사에 비해 개발 진행 속도가 늦어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속도는 느리더라도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하는 등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백신 임상에 진입한 국내 기업이 최소 4곳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넥신(DNA 백신), SK바이오사이언스(단백질 재조합백신), 진원생명과학(DNA 백신), 셀리드(아데노바이러스 백신), 아이진(mRNA 백신) 등 5곳이 국내 임상시험을 추진하거나 진행 중이다.
제넥신이 개발 중인 백신은 DNA 백신으로 항원 단백질을 직접 주입하는 단백질 재조합 백신과 달리 인체에 항원 단백질을 만들 수 있는 DNA를 주입한다.
제넥신은 지난 6월 임상 1·2a상 계획을 승인받았다. 현재 DNA 백신 후보물질 'GX-19'의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며,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투약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넥신은 12월 중이나 늦어도 내년 1월에는 논문을 통해 임상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제넥신 측은 "내년 상반기 임상 2b상과 3상을 동시 진행해 내년 9월에는 식약처에 판매 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 하반기에는 개발이 완료될 가능성이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1월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단백질 재조합 백신으로 개발 중인 'NBP2001'의 임상 1상 시험계획을 승인받고 임상에 돌입한 상태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병원체의 일부 단백질(항원)만 유전자재조합 기술로 합성해 제조하는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해당 백신 후보물질은 영장류 시험에서 코로나19 완치자보다 10배 많은 중화항체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코로나 바이러스와 유사한 단백질을 만들어 백신으로 투여해 항체 형성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제 바이러스를 투여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모더나나 화이자가 생산 중인 mRNA 백신보다 대량 생산이 쉽고, 보관과 유통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이밖에도 진원생명과학, 셀리드도 임상 1상 계획을 신청하고 식약처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진원생명과학은 제넥신과 같은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식약처의 승인이 나면 곧바로 임상 1·2a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전임상 단계인 아이진은 mRNA 기반 코로나 백신의 선두주자인 화이자와 모더나와 같은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이들 제약사의 부작용 사례나 단점 등을 보완해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내년 상반기 코로나 백신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게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화이자나 모더나가 개발 중인 RNA 백신은 생산과 보관이 쉽지 않을뿐더러 부작용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뒤늦게 백신 개발에 성공하더라도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백신을 개발하는데 성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