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연말 수주 대행진…"보고있나, 중국?"
입력 2020.11.30 06:00
수정 2020.11.27 15:40
조 단위 건조계약 잇따라…글로벌 누적 '수주 1위' 탈환 관심
연말 수주 전망도 '화창'…LNG선 효자노릇 톡톡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 빅3'가 최근 대규모 수주에 연일 성공하며 한국 조선업의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면 한국이 올 한해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에서 1위를 지켜온 중국을 제치고 역전에 성공할 수도 있다는 기대가 잇따른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가별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 522만 표준선환산톤수(CGT 45%), 한국 377만CGT(33%), 일본 105만CGT(9%)순이다.
한국은 지난 6월 중국과 누계 수주량 격차가 39%포인트(p)까지 벌어졌지만 지난 4개월 연속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하며 격차를 12%p로 좁힌 상황이다.
특히 11월은 수주 실적이 더욱 두드러진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이달에만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4척(5410억원 규모),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12척(1조2000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발주된 전 세계 VLCC 30척 가운데 21척을 따낸 것이다.
아울러 삼성중공업은 지난 23일 유럽 지역 선주와 2조8000억원 규모의 선박 블록 및 기자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러시아 '아크틱 LNG-2' 프로젝트의 쇄빙 LNG선 관련 수주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유럽 선사로부터 LNG 운반선 총 6척을 2조274억원에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도 구체적인 선주명과 선박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1척당 가격이 3380억원에 달하는 점에 비춰 업계는 쇄빙 LNG선으로 추정한다.
업계는 이같은 수주행진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지연됐던 카타르, 모잠비크, 러시아 등 지역에서의 LNG프로젝트가 재개되면 LNG선 추가 발주도 잇따를 것이란 전망이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2억 달러(약 2500억원)에 달하는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한국 조선사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중국 조선사들은 정부의 지원을 업고 LNG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인도가 지연되거나 엔진이 멈추는 등의 기술 사고가 잇따르면서 신뢰가 추락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6월 카타르 국영 정유사 페트롤리엄은 우리 조선 3사와 100척 규모의 LNG선 발주를 보장하는 '슬롯 계약'을 맺었으며, 이르면 연내 본 계약이 체결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은 연내 LNG선 16척을 발주할 계획으로, 앞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각각 8척의 건조 의향서를 받았다. 이밖에도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나스가 LNG선 6척 발주를 검토 중이며, 한중 조선소가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으로 꼽히는 쇄빙 LNG선의 수주 전망도 밝다. 쇄빙 LNG선은 높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선박으로 선가만 3억 달러(약 3300억원)을 넘어서며 건조 능력은 한국 조선사들이 가장 높게 평가 받는다.
특히 쇄빙 LNG선 주요 고객인 러시아는 북극지역을 적극 개발해 2035년까지 연간 LNG 생산·공급량을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가 발주가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LNG 수요 증가에 따른 LNG선 수요 증가와 중고선 교체 수요 증가 두 가지가 맞물리면서 우리 조선업계의 경쟁력이 회복되고 있다"며 "글로벌 LNG 시장의 공급부족 현상까지 고려하면 향후 10년간의 LNG선 발주량은 지난 30년간의 발주량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