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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아름다운 이별’ 계열분리 전통 계승...선택과 집중 속도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0.11.26 17:45 수정 2020.11.26 17:51

구본준, LG상사·하우시스·MMA, 실리콘웍스·판토스로 독립...홀로서기

과거 사례 이은 합리적 분리...구광모,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 성장 속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해 미래형 커넥티드카 내부에 설치된 의류관리기의 고객편의성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LG

LG그룹이 가문의 전통에 따라 계열분리를 통한 아름다운 이별을 한다. 구광모 회장의 숙부인 구본준 고문이 독립하게 되면서 오너 3세가들의 계열분리가 완료된다.


구광모 회장은 이번 분할 완료로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지속해 온 사업구조 재편을 일단락하면서 핵심 사업을 중심으로 한 선택과 집중에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전망이다.


(주)LG는 26일 이사회를 열고 (주)LG의 13개 자회사 출자 부문 중 LG상사·LG하우시스·실리콘웍스·LG MMA 등 4개 자회사 출자 부문을 분할해 신규 지주회사인 '㈜LG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LG신설지주(가칭)가 이들 4개 회사를 자회사로 LG상사 산하의 판토스 등을 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이다.


㈜LG는 내년 3월26일 정기 주주총회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치면 같은해 5월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신설회사 '㈜LG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로 분리돼 출범할 예정이다.


㈜LG신설지주는 새로운 이사진에 의한 독립경영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으로 이는 구 회장의 삼촌인 구 고문이 선대부터 이어온 LG그룹의 장자승계 전통을 이어 신설지주를 통해 LG상사와 LG하우시스 등을 거느리고 LG그룹에서 계열 분리하게 된다.


◆ LG, 장자 승계 전통-계열 분리로 안정적 경영 지속


이같은 계열 분리는 장자 승계 원칙을 유지하면서 안정적으로 경영 승계를 해 온 LG가의 전통을 잇는 것이다. LG는 그동안 선대 회장이 별세하면 경영권 분쟁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고 선대 회장의 형제들은 계열사들을 가지고 분리 독립하는 전통을 유지해 왔다.


LG그룹 창업주인 구인회 회장 동생들은 각각 1999년 LG화재(현 LIG·구철회), 2005년 LS그룹(구태회·구평회·구두회) 등으로 분리했다.


구인회 회장의 장남인 구자경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은 2세대에서는 구인회 회장의 차남인 고 구자승 전 LG상사 사장의 자녀들이 지난 2006년 LG패션을 분사해 독립했고 2014년 사명을 LF로 변경했다.


구인회 회장의 3남 구자학 회장도 지난 2000년 1월 LG유통 식품 서비스 부문을 독립시켜 아워홈을 만들었다.


LG그룹은 동업자와도 계열사 분리를 통해 아름다운 이별의 전통을 만들기도 했다. 지난 2004년 구인회 창업주의 동업자인 고 허만정 회장의 손자 허창수 당시 LG건설 회장이 GS홀딩스를 세워 정유·유통·건설 계열사를 분리해 GS그룹으로 독립했다.


구자경 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이 그룹 경영을 시작한 3세대에서는 지난 1996년 구자경 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이 희성금속 등 6개사를 떼내어 희성그룹으로 계열분리했다. 이번에 구 고문이 독립하면 3세대 계열 분리는 완료되는 것이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자료사진)ⓒ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재계에서는 이번 계열분리가 구광모 회장과 구본준 고문 모두에게 합리적인 선택으로 평가하고 있다. 구자경 회장의 삼남인 구 고문은 형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장남인 구광모 회장이 지난 2018년 그룹 총수에 취임하면서 장자 승계 전통에 따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구 고문으로서는 신설지주회사를 통해 상사를 중심으로 새로운 그룹을 꾸릴 수 있게 됐고 구 회장으로서도 현재 그룹의 주력사업인 전자와 화학 등을 온전히 보존하면서 지배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이번 계열 분리로 그동안 LG전자와 LG화학 등 주요 고객과 판토스간 내부거래 비율이 60%에 달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표적 지적 사항이 돼 온 자회사 일감몰아주기 문제도 함께 자연스레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구광모, 사업구조 재편 일단락...전자·배터리·전장 핵심사업 육성


LG그룹은 분할 후 주력 핵심 사업에 대한 전문화와 역량 및 자원 집중, 경영관리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안정성·성장성을 제고함으로써 기업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사업 포트폴리오의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연료전지, 수처리, 액정표시장치(LCD) 편광판 등 비핵심 사업은 매각 및 축소해 왔는데 이번 분할로 핵심 사업으로의 선택과 집중이 더욱 강화될 수 있게 됐다.


이번 분할을 계기로 핵심사업인 전자(가전·디스플레이·자동차 전장), 화학(석유화학·배터리·바이오), 통신서비스(5G·IT)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고객가치를 선제적으로 창출하고 디지털·온라인 신기술을 접목해 사업모델을 혁신한다는 전략이다.


핵심사업 중 글로벌 일등 사업인 가전,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배터리 등은 경쟁 우위 제고를 통해 압도적 일등 지위를 공고히하고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온라인 기술과 혁신 사업모델을 접목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방침이다.


미래사업 영역에서는 배터리 재활용(Recycling) 및 대여(Leasing) 등 메가트렌드 관점의 혁신 사업, 인공지능(AI), 5세대이동통신(5G), 소프트웨어(SW) 역량, 바이오 및 헬스케어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고객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재계에서는 구광모 회장이 이번 분할이 마무리되면 3년간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이 완료돼 가전·디스플레이·배터리·자동차 전장 등 핵심 성장동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준 고문의 독립으로 구광모 회장의 선택과 집중 전략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LG전자와 LG화학을 중심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에 속도를 내는 한편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여의도 LG트윈타워 전경.ⓒ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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