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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브랜드, 인증중고차 영토확장…'국산차는?'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입력 2020.11.27 06:00
수정 2020.11.26 14:57

중고차 안심매입 시스템 확대로 고객신뢰도·브랜드가치↑

기존 중고차 사업자 '밥그릇 사수'에 국산차 업체 '역차별'

지난 18일 개소한 서울 장안동 람보르기니 서비스센터 인증중고차 전시장 전경 ⓒ람보르기니

수입차 업체들이 직접 중고차를 매입·검수해 판매하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여전히 중고차 사업 진출이 허용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매장 개소, 안심 매입 프로그램 도입 등 다양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매매도 책임지며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고 브랜드 가치를 제고한다는 취지다.


현재 국내에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수입차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볼보, 미니, 렉서스, 재규어·랜드로버, 포르쉐 등 총 13개에 달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중고차 안심 매입 프로그램' 홍보 이미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전국에 21개의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두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중고차 전시장에서 구매 시 무상보증 연장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차를 판매하려는 고객의 집으로 전문가가 무료 출장 방문해 차량을 검수하고 합리적인 판매가격을 제시하는 '비대면 상담 서비스'도 도입했다.


전국에 19개 인증 중고차 매장을 둔 BMW코리아는 2005년부터 인증 중고차 판매 프로그램 'BMW 프리미엄 셀렉션'을 시행하고 있다. BMW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비 이력 확인, 리스, 할부금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온라인으로도 전국의 인증 중고차 정보를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우디코리아는 지난달 대전과 양산에 '아우디 공식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열어 인증 중고차 매장을 11개로 늘렸고, 볼보자동차코리아도 같은달 수원에 3번째 인증 중고차 전시장을 오픈했다. 매입한 중고 차량을 대상으로 꼼꼼한 성능점검을 실시하고 정비내역과 주행거리 이력 등 정보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재판매한다는 방침이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18일 국내서 처음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개시했다. 람보르기니는 서울 장안동 서비스센터에 공식 인증 중고차 전용 전시장을 열고 고객 상담 공간을 마련했다. 아울러 공식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도입해 총 150가지 항목 품질 검사를 실시하고 이를 통과한 차량만 매입해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황호진 에이치모터스 대표(사진왼쪽)와 이윤모 볼보자동차코리아 대표가 지난 3월 인증 중고차 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이처럼 수입차 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장해 부가 수익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강화, 고객 신뢰 제고, 중고차 가격 보장을 통한 신차 구매유인 상승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정작 국내 완성차 업체들에게는 '그림의 떡'인 상황이다.


앞서 국내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2013년에 제정된 소상공인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중고차 판매업이 금지돼왔다. 수입차 업체들은 본사는 대기업이지만 국내 법인은 중소기업에 해당되는 탓에 규제를 받지 않았다.


지난해 초 규제가 일몰되자 동반성장위원회는 중고차 매매업을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시키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중고차매매업계는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요청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이에 대한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는 상황이다.


여론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출을 쌍수 들고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 10명 중 8명은 국내 중고차 시장이 불투명·혼탁·낙후돼 있다고 응답했고, 그 이유에 대해서는 가격산정 불신(31.3%), 허위·미끼 매물(31.1%) 주행거리 조작 등에 따른 피해(25.3%)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불안(6.2%) 등을 꼽았다.


아울러 업계 안팎에서는 수입차 업체들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고차 사업을 막는 것은 '역차별'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와 국내 중고차 시장의 본격적인 산업화를 위해서도 완성차 업체의 중고차 사업 진출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잇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중고차 종사자의 밥그릇을 지키기 탓에 소비자들의 편의와 산업 발전을해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동등한 경쟁 환경 마련 측면에서도 국산차 업체들의 중고차 사업 진출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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