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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홀로 호황'누린 국내 M&A시장…증권사 수익도 '방긋'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11.24 05:00
수정 2020.11.23 17:16

올 1~3분기 증권사 매수·합병수수료 8751억원…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

한투·메리츠 1557억, 1249억원씩 수익…"코로나 이후 M&A수요 지속될 것"

국내 M&A시장이 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하면서, 증권사들의 수수료 수익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국내 증권사들이 인수·합병(M&A) 수수료 수익이 크게 늘어났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M&A시장은 쪼그라든 것과 달리 국내 기업들의 인수·합병 규모는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M&A시장이 지속해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수익 창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57개 증권사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수 및 합병수수료 수익은 8751억4108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480억8981만원 대비 35.0%(2270억4127만원) 증가한 규모다. 올해 3분기(6~9월)만 놓고 봐도 증권사들은 1년 전의 2108억8660만원보다 42.5%(896억6940만원) 늘어난 3005억5600만원의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증권사는 기업들의 M&A 연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딜을 주선하는 '인수금융' 업무를 담당해 그 사이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을 얻는다. 증권사별로는 한국투자증권이 3분기 누적 1557억5438만원의 매수·합병수수료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1045억8047만원 대비 48.9%(511억7391만원) 늘어난 규모다. 메리츠증권은 1년 새 114.7%(667억8955만원) 급증한 1249억7607만원의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을 거둬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매수·합병 수수료 수익이 늘어난 이유는 M&A시장이 성장하고 있어서다. 지난 2017년 33조1881억원이던 국내 M&A 거래금액은 2018년 51조9232억원으로 56.5% 늘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여파로 전년 대비 17.5% 감소한 43조43039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올해 3분기까지 국내에서 체결된 M&A 규모가 20조821억원으로 전년 동기 19조6559억원보다 2.1%(4262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다시 고개를 드는 모양새다.


ⓒ데일리안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초만 해도 예견하기 어려웠다. M&A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악화 일로를 걸을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실제 코로나19로 인해 M&A규모는 전년 대비 급감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M&A 금액은 4865억 달러(약 583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 감소했다. 기간을 올해 3분기까지 늘려도 글로벌 M&A 거래규모는 1조6190억 달러(약 1843조원)로 전년 동기의 2조4130억 달러(약 2744조원) 대비 33% 급감했다.


국내에서도 M&A는 고사위기를 맞았다. 올해 1분기 국내 M&A 거래금액은 3조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6조6888억원 대비 54.7% 급감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M&A 거래 성사를 위한 인적 교류가 사실상 봉쇄되면서 진행되던 딜들이 중단됐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이 진행하던 완구업체 영실업 매각 작업이 있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전 세계 M&A 시장이 축소되면서 수수료 수익 창출에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각종 구조조정이나 사업 체계 개편 등을 이유로 대형 딜들이 진행되는 등 하반기를 중심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보였다"며 "건수보다는 거래 규모에 연동해 수수료가 정해지는 구조인데 올해 대형 딜들이 여럿 있었던 만큼 합병 수수료도 양호한 수준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7월 케이블TV 시장 5위인 현대HCN을 KT스카이라이프에 약 6000억원에 매각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이어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지난 8월 대한항공 기내식·면세점 사업부를 9906억원에 인수했다. 향후 전망도 나쁘지 않다. 여전히 국내 2위 베이커리 프랜차이즈인 '뚜레쥬르' 매각건이나, CJ대한통운의 건설사업부 매각 등 대형 딜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원래 국내 증권사들의 M&A 자문 역량은 외국계 투자은행이나 회계법인에 비해 다소 열악한 편"이라면서도 "코로나19 이후 기업의 자금조달 수요가 증가해 기업구조조정 관련한 인수금융 제공과 M&A 자문 등 딜 수요가 증가하는 흐름이 나타났고 이는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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