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희의 언팩] 음식 덜어먹기·수저 관리가 농식품부 대표 개선사례?
입력 2020.11.23 07:00
수정 2020.11.23 05:56
슬기로운 식생활 확산, 아직 자랑 할 만한 일 아냐
현재진행형 혼밥·배달앱 시대, 다양한 식문화 살펴야
농림축산식품부가 최근 올해 농식품 규제혁신 우수사례로 20개를 선정하고 책으로도 발간했다.
수요자와 현장 중심의 혁신사례를 나름 선정한 것인데, 농산물 도매시장 온라인 거래 허용·청년농 등 농지공급 확대·반려동물 질병치료제 확대·학교급식 농산물꾸러미 서비스·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식사문화 개선 등이 포함됐다.
그 중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식사문화를 개선했다”면서 음식을 같이 먹는 문화, 수저를 식탁에 쌓아두는 관행 등의 취약한 부분을 개선해 음식 덜어먹기, 위생적 수저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를 3대 과제로 정하고 실현했다는 자평이다.
사실 코로나19 감염병은 우리 사회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고 바꾸고 있다. 각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마스크를 생활화 할 수밖에 없고 코로나19가 아니라도 음식 덜어먹기 등은 개인 위생관리를 위한 기본적인 식문화로 변화하는 과정 중에 있다.
성동구 보건소 직원이 서울 성동구 한 음식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음식문화 개선 캠페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물론 한국의 음식문화는 그간 개인위생 보다는 찌개와 반찬 등을 여럿이 같이 떠먹거나 수저를 여러 사람이 만지는 행태 등이 바꿔야 할 문화로 지적돼왔다.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면서 방역과 위생은 안전문제로 인식됐고, 이를 위한 국민들 인식도 달라지기 시작했다. 마스크 대란을 겪을 정도로 빠르고 민감했고 식사 또한 도시락과 배달음식이 폭주하는 등 식생활 패턴도 다양화됐다.
정부도 이에 국민들의 ‘생활의 질 향상·국민의 생명과 재산보호’ 측면에서의 규제개혁 필요성에 맞춰 이 같은 개선 필요성 제기는 당연한 부분이면서도 인식 확대를 위한 노력은 인정하겠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일부 지자체에서 시작된 수칙준수 외식업체 대상의 ‘안심식당’ 지정도 선정 적합상 논란을 빚기는 했지만 전국으로 확대해 안전을 기반으로 한 품격 있는 식사문화가 조성되도록 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한식진흥원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안심식당은 1만9367건이 지정돼 있으며 네이버와 연계, 지역명과 안심식당으로 검색하면 위치 등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실시 중이다.
또한 자기 컵 쓰기, 음식물을 입에 물고 말하지 않기, 먹을 만큼만 1인 1상차림 하기, 수저는 한 사람이 손 씻고 나눠주기, 앞접시와 집게로 덜어먹기 등 식생활 속 수칙을 캠페인으로 진행도 했다.
하지만 오래된 한국의 식문화 개선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식습관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확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보니 정부뿐 아니라 국민 개개인들의 노력과 시간도 필요한 부분이다.
코로나19 이전부터도 찌개나 국은 개인그릇 활용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수저는 수저통에 한꺼번에 담겨 있어 사용자들의 손을 타고 있고 반찬은 여러 젓가락이 공유하는 등 개선의 여지도 많이 남아 있다.
식문화 개선은 자화자찬할 행정의 성과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인식 환기나 실천을 가속화하는 부분은 있었을지 모르나 우리 모두가 함께 해결해야 할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가야 할 길이 남았다.
더욱이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외식업계와 국민들이 효율적인 식문화 개선을 할 수 있게 제도나 맞춤형 식기·도구 개발 등 획기적이고 선도적인 정책적 지원과 대안 모색이 정부의 역할이 아닌가싶다.
비대면 가정식 대체식품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진했던 인터넷·배달앱 등 통신판매 화면이나 배달상품에도 구매시점에서 원산지를 표시토록 한 사례가 오히려 작지만 눈에 띄는 새로운 개선의 시도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