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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이슈] '프로듀스'문자 조작 피해 연습생 밝혀졌지만…기획사들, 깊은 한숨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0.11.20 08:43 수정 2020.11.20 08:46

"상대가 방송사이다보니 공식입장 발표하기 꺼려져"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순위 조작에 의한 사기 혐의로 1심 징역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엠넷 안준영 PD와 김용범 CP가 18일 열린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받음과 동시에 이번에는 피해를 입은 연습생 명단이 공개됐다. 재판부의 명단 공개는 피해자들의 억울함과 오해를 풀어주고, 보상을 하겠다던 엠넷의 행보와 구제 과정을 온 대중이 지켜볼 수 있게 됐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명단에 오른 당사자들은 억울함 심경 한 마디 속 시원하게 못하고 있다.


재판부에 따르면 시즌1 김수현 서혜림, 시즌2 성현우 강동호, 시즌3 이가은 한초원, 시즌4 앙자르디디모데 김국헌 이진우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 투표 조작으로 탈락했다. 이 중 시즌3 이가은 한초원과 시즌4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은 각각 아이즈원과 엑스원 최종 순위 데뷔권에 들었으나 탈락했다.


명단 공개 이후 강동호(백호)의 소속사 플레디스가 "늦게나마 명확하게 밝혀져 다행이다. 향후 지켜보겠다"는 입장과 성현우가 인스타그램에 "안타깝게 생각해 주시기보다는 앞으로 헤쳐 나갈 음악 활동에 응원을 보내달라"는 심경을 전했다. 이 둘을 제외한 나머지 피해 연습생 혹은 소속사들은 따로 공식입장은 발표하지 않았다.


피해 연습생 관계자는 "파이널 무대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것이 현실의 연예계구나 하고 넘기고 살아야지 별 수 있나 싶다. 힘 없어서 당했구나 싶지 당장 눈에 보이게 나아지는 건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대가 방송사이다보니 솔직한 속내나 공식입장을 발표하기가 꺼려진다. 소속사는 피해 연습생 뿐 아니라 다른 그룹도 활동시켜야 하는 상황이지 않나"라며 "CJ ENM 측이 어떤 압력을 준다기보단, 엔터테인먼트들이 여기서 생길 수 있는 부가적인 갈등을 최소화 하고 싶어한다. 피해자들을 공식적으로 밝힌 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으나, 길게 놓고 본다면 이들은 여전히 을이다"라고 짚었다.


또한 "이렇게 조직적으로 조작을 한 건 충격적으로 다가오지만, 애초에 분량의 차별, 어느 정도 제작진이 원하는 그림이 있다는 걸 알면서 '프로듀스' 시리즈에 내보냈다. 앞으로도 엠넷이 연습생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다시 연다면, 힘 없는 소속사들의 연습생은 또 다시 출연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엠넷

데뷔 안정권 멤버로 누구보다 이 결과에 안타까웠을 이가은은 심경을 묻는 질문이 소속사와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고, 높은엔터테인먼트는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 이가은은 현재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고, 또 꾸준히 활동할 예정이다"라는 말로 정리했다.


모두가 승자가 될 수 있었던 오디션 프로그램 결과는 참담하게도 모두가 패자가 됐다는 재판부의 말처럼 피해자들은 각자의 삶에서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자신이 희생 당했다는 트라우마, 혹은 '프로듀스 피해자'란 꼬리표와 이를 지워낼 활약을 보여야 한다는 또 하나의 숙제를 안게됐다.


한 가요관계자는 "엠넷이 생각하는 피해보상이 단순히 돈에 그치지 않고, 피해 연습생들의 활동을 고려한 방안을 긴밀히 협의해 피해자 측이 만족하고 대중이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명단 공개가 된 이상 엠넷과 피해자만의 문제는 아니게 됐다"고 바라봤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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