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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엑시노스 이어 애플 M1까지?…‘5나노’ 기대감 고조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입력 2020.11.13 06:00
수정 2020.11.12 12:53

TSMC 생산라인 포화에 일부 물량 할당 가능성 제기

미세공정 포트폴리오 다각화…향후 경쟁서 호재 작용

애플 실리콘 'M1'을 처음 탑재한 신형 ‘맥북프로’.ⓒ애플

애플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PC·노트북용 칩 ‘M1’ 생산 일부를 삼성전자에게 맡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비메모리 경쟁력 제고를 바탕으로 ‘초격차’ 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최신 공정의 제품 수주는 호재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전날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고 독자 개발한 PC·노트북 전용 칩 ‘M1’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M1을 탑재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 3종의 신제품도 선보였다.


앞서 애플은 자체 칩을 활용했던 모바일과 달리 데스크톱과 노트북 제품에 인텔이 공급한 CPU를 탑재해 왔다.


이번 애플의 발표는 인텔과의 결별이라는 외적인 이슈 외에도 M1이 5나노 미세공정에서 생산된 칩이라는 점에서도 이목을 끌고 있다.


5나노미터(1nm=10억분의 1미터) 공정 위탁생산(파운드리)를 놓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5나노 이하의 미세공정을 실현한 파운드리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 외에는 전무하다.


특히 일각에서는 애플이 칩 전량을 TSMC에 위탁 맡긴 모바일과 달리 M1은 일부 물량을 삼성전자에 할당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애플의 M1 칩 물량은 TSMC 5나노 전체 캐파(생산능력)의 약 25% 수준인데 TSMC는 이미 5나노 캐파의 대부분을 애플 아이폰12에 탑재되는 칩 생산에 쓰고 있다”며 “TSMC가 소화하지 못하는 주문의 대부분이 삼성전자 파운드리로 옮겨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에 위치한 ASML 본사를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가 M1 물량 일부를 맡게 되면 TSMC와의 5나노 공정 경쟁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사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와 함께 5나노 공정 포트폴리오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메모리에 치중된 구조를 탈피해 AP와 같은 비메모리 쪽으로 확장을 꾀하고 있다. 메모리에만 치중된 사업구조로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월 ‘반도체 비전 2030’을 통해 시스템 반도체 중장기 사업 육성 방안을 발표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부터 5나노미터 공정에서 AP 및 통신모뎀 대량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삼성전자 자체 AP인 엑시노스1000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엑시노스1000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21(가칭)’ 시리즈에서 첫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TSMC가 공격적으로 극자외선(EUV) 장비를 사들이는 등 삼성전자를 의식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며 “이는 그만큼 파운드리 부문에서 삼성전자의 잠재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계획대로 5나노미터 공정의 대량 생산을 시작하면 TSMC와의 기술 격차를 한층 좁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공장이 위치평택 캠퍼스 항공 사진.ⓒ삼성전자

이건엄 기자 (lk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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