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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몰리는 북미·천연자원펀드...바이든 랠리 올라탈까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0.11.11 05:00
수정 2020.11.10 22:50

미 대선 속 북미·천연자원펀드 1주간 2276억원 유입...수익률 6.31%

“과거 집권 1년차 지수 상승 주목...추가 부양책 지연 리스크 유의”

뉴욕 증권거래소(NYSE) 정문 앞 거리의 모습.ⓒ뉴시스

조 바이든 당선인이 유력시 됐던 미국 대선 승리를 확정지으면서 북미·천연자원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대선 이후 글로벌 증시가 상승하는 ‘바이든 랠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신재생 에너지 사업 등에 베팅하는 모습이다. 증권가는 추가 부양 기대감과 바이든 노믹스에 따른 증시 활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관련 펀드에 영향을 미치는 유가·금값 시세와 경기 부양 지연 등 여전히 남아있는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국내 설정된 57개의 북미펀드에는 최근 1주간 512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같은 기간 28개의 천연자원펀드에는 1764억원이 흘러들어와 모두 2276억원이 유입됐다. 북미펀드의 경우 최근 1개월 기준으로는 814억원이 몰려 대다수 해외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잇따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미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6.35%로 국가별로는 중국(28.97%)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상품별로 보면 올해 들어 ‘삼성KODEX 미국FANG플러스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이 76.80%로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이어 ‘한국투자KINDEX미국4차산업인터넷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H)’(41.82%), ‘삼성KODEX미국나스닥100선물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H)’(36.41%),‘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33.39%) 등 미국 대표 기술주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를 기록했다.


천연자원펀드는 최근 1주일 간 6.31%의 수익을 내 44개 테마펀드 중 가장 높은 성적을 보였다. 천연자원펀드의 경우, 지난 4월 사상 첫 국제유가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난 뒤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이에 연동되는 펀드 수익률도 연초 이후 마이너스 40.86%를 기록했다. 이후 6개월 기준 수익률이 33.86%로 개선됐지만 가격이 고점에 달해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감으로 이 기간 5억7074억원이 빠져나갔다.


천연가스와 원유, 금 등 천연자원 섹터에 투자하는 천연자원펀드에 최근 들어 매수세가 유입된 것은 바이든 당선인이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 사업 등 친환경 사업에 투자할 것이란 기대감 등이 작용했다. 다만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기대감으로 국제 금값이 4%대 급락하는 등 변동성이 높아져 관련 펀드 투자에도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큰 폭 올랐던 기술주도 당분간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대선 불확실성이 걷힌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관련 소식이 전해지며 일제히 뛰었다. 미국이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과 함께 백신 개발 기대감이 더해져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급등했다. 코로나19 수혜를 봤던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1.45포인트(1.53%) 하락한 11713.78에 장을 마쳤다.


다만 미국 대통령 집권 1년차 당시 1981년(국제유가 상승·물가상승·기준금리 인상)과 2001년(9·11테러)을 제외하면 S&P500·나스닥지수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집권 1년차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반영된 결과로,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바이든 당선인은 개인소득세율·법인세·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정책을 제시했고, 세금 인상으로 인해 훼손될 가능성이 있는 경제 성장 동력을 정부 주도 친환경 투자나 미·중 관세 전쟁 일단락으로 돌파하겠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법인세 인상과 독과점기업 규제 이슈 등으로 인한 테크 기업들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백악관 입성과 구체적인 정책 발표 이전까지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ESG)와 정부 투자 확대 기대를 기반으로 ‘친환경-테크-인프라’가 글로벌 증시 내 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관심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실제 미국 섹터별 펀드 플로우를 보면 지난달 이후 인프라와 테크 섹터 펀드로 동반 자금 유입 전환이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대선 이전 시장이 미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와 불안으로 요동쳤다는 측면에서 추가 부양 협상 시기 지연도 매물 출회를 자극할 수 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실패하며 경기부양 규모 축소 등 불확실성도 여전한 상태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안도랠리를 이어갈 수 있지만 바이든 당선인의 향후 1기 행정부 인사와 관련 우려와 기대는 여전하고, 일부 인사 결과가 악재성 재료가 유입될 경우 지수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면서 “추가 부양책이 지연될 경우 가계 및 기업 신용 리스크가 연말에 부각될 수 있다는 점은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지속적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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