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주파수 재할당, 과거 기준 적용 부당…경매 검토해야”
입력 2020.11.03 14:36
수정 2020.11.03 14:37
신규 할당과 달리 경쟁적 수요 없어…‘위법 논란’ 제기
“법정산식 따라 정하는 대가에 과거 경매가 적용 안돼”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주파수 재할당 대가 산정을 두고 과거 경매가의 일부만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파법에 따른 법정산식에 따라 정하는 대가에 과거 경매가 전부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직접적인 이해관계자인 사업자 의견을 배제한 채 재할당 대가를 산정하는 방식을 두고 ‘위법 소지가 있다’고도 비판했다. 정부가 이 절차대로 추진할 경우, 재할당 주파수의 시장 가치를 명확히 따지기 위해 ‘경매’ 진행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냈다.
3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이와 같은 의견을 모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전달했다.
이통 3사는 “신규할당과 달리 경쟁적 수요가 없고 기존 이용자 보호가 목적인 재할당 주파수에 대한 대가를 과거 경매가 그대로 기준치로 사용해 산정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통 3사는 정부의 산정방식에 대해 ‘정책 일관성 및 예측가능성’, ‘위법성 논란’ 등 수차례 문제점을 건의했으나, 제대로 고려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과거 경매시점과 재할당 시점간 주파수 할당률을 반영하고 ▲법정산식에 대한 과거 경매대가 반영 비율은 50% 보다 현저히 낮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이통 3사는 “법 규정에도 없고 선례에도 부합하지 않는 새로운 방식을 적용해 수조원의 대가를 변동시킬 경우 이통사의 예측가능성을 현저히 저해해 정부정책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신규할당 시에도 과거 경매대가는 일부만 반영해 온 점을 고려할 때, 재할당 대가 산정 시 과거 경매가 100%를 기준으로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설명이다.
경쟁적 수요가 없고 기존 이용자 보호가 목적인 재할당 주파수를 경쟁적 수요가 전제된 신규 주파수의 낙찰가만으로 산정하는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금까지 일관되게 적용해온 산정 원칙과 전혀 다른 방식인 과거 경매대가 100% 기준 반영 등으로 변경하고자 했다면, 과거 경매 시점에 미리 고지했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이통 3사는 “재할당 대가에 그대로 전가되는 것을 알았다면 당시 주파수의 가치는 재평가돼 경매 결과가 현저히 달라졌을 것”이라며 “낙찰가격을 재할당에 그대로 반영한다면 과거 경매대가가 영원히 유지되는 것으로 이통사는 적극적인 경매 입찰이 불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재할당 신청이 임박한 현재, 업계의 건의를 수용하기 어렵다면 정부가 추산하고자 하는 시장가격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현시점에서 전체 재할당 주파수에 대해 경매 실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시장변화에 따라 재할당 주파수의 경제적 가치가 기존보다 낮아진 만큼, 과거 경매낙찰가는 재할당 주파수의 현재의 적정 가치를 대변하는 기준으로 삼기에 무리가 있다”며 “시장가치를 반영하려는 정책기조에도 맞지 않은 데다 사업자들은 주파수 재할당과 신규 주파수 확보계획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불가피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