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이어지는 세 자릿수 확진, 방역망 괜찮나…"가랑비에 흠뻑 젖는 법"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0.10.30 05:00 수정 2020.10.29 23:09

세 자릿수 발생, 일주일새 4번

정부, 확산 우려에도 할인쿠폰 지급키로

낮은 감염경로 불명 비율 믿고 방역 자신하나

"경계 안 하면 큰 유행이 올 수도"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서울 종로구 광화문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세 자릿수 증가 폭을 보였다. 인구밀도가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방역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확진자가 전날 같은 시각보다 125명 늘었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의 79.2%는 △경기 58명 △서울 36명 △인천 5명 등 수도권(99명)에서 발생했다.


세 자릿수 발생일은 최근 부쩍 늘었다. 추석 연휴 이후만 따져도 △7일(수요일·114명) △15일(목요일·110명) △22일(목요일·155명) △23일(금요일·155명) △26일(월요일·119명) △28일(수요일·103명) △29일(목요일·125명) 등 총 7번으로, 최근 일주일새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낮춘 지난 12일 이후 "전체적인 (환자 발생) 추세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 발생이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김 교수는 "예전에는 신규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도 요양병원이나 콜센터에서 발생한 집단발생이 대부분을 차지했다"며 "지금 발생 양상은 골프 모임 등 집단발생도 있지만, 사우나·군대·학교·가족모임·보건소 등 곳곳에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만큼 바이러스가 만연돼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6일 이후 2주간 발생한 확진자들의 감염경로 ⓒ중앙방역대책본부 지난 16일 이후 2주간 발생한 확진자들의 감염경로 ⓒ중앙방역대책본부

추가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지난 8월 잠정 중단했던 외식·숙박 할인쿠폰 정책을 다시 시행하는 등 방역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2주간 감염경로 불명 환자가 10.8%(139명)에 그쳐 '방역망 내 관리'가 어렵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해당 수치가 '은밀한 지역사회 감염'을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만큼, 확진자가 통제 가능한 수준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보고 할인쿠폰 등 각종 '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새롭게 지역감염 사례로 분류된 106명 중 70명은 기존 감염자와 연관성이 확인된 확진자였다. 해당 인원은 역학조사를 통해 방역 당국이 '접촉자'로 분류한, '방역망이 걸러낸 확진자'로 볼 수 있다.


관건은 나머지 36명이다. 방역 당국은 해당 인원의 감염경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규모 자체가 크지 않은 데다 누적된 감염경로 불명 환자도 많지 않아 상당수는 추가 역학조사를 통해 며칠 내로 감염경로가 파악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추적 조사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신규 확진 규모가 세 자릿수로 이어질 경우 역학조사 속도 역시 지체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문제는 역학조사 지체가 감염경로 불명 비율 상승으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이는 '방역망 밖 확산' 우려가 커진다는 뜻이자 '은밀한 지역감염을 통한 지역사회 유행'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랑비가 무서운 이유는 내가 비를 맞는지 잘 모르고 있다가 흠뻑 젖은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라며 "지금처럼 100여 명의 환자 발생을 당연시하고 경계하지 않으면 어느새 큰 유행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방역의 기본원칙은 긴장 속에 선제적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