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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달러펀드 수익률 줄줄이 추락…"안전자산도 못 믿겠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입력 2020.10.28 05:00 수정 2020.10.27 14:59

금 펀드 3개월 수익률 -2.79%…달러 펀드는 연초이후 -1.50%

투자처 줄어든 개인, 금 ETF·달러 펀드 5448억, 222억원씩 매도

금과 달러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 수익률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금과 달러 가격이 하락하면서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 수익률도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픽사베이

금(金)과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들이 저조한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이 확대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과 달러에 대한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이에 최근 주식시장에서 매도 행렬을 보인 개인들이 안전자산인 금·달러에 대한 투자도 머뭇거리면서 설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2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달 4일부터 이번 달 26일까지 'KODEX 골드선물 주가연계펀드(ETF)'의 수익률은 2.3% 감소했다. 이 상품은 금 시세를 기초자산으로 수익을 내는 펀드다. 비슷한 상품인 'TIGER 골드선물 ETF'도 같은 기간 2.3% 줄어든 수익률을 거뒀다. 한국펀드평가에 다르면 이 두 펀드를 포함해 현재 국내에서 거래되고 있는 11개 금펀드의 최근 3개월 수익률도 -2.79%를 기록했다.


금 펀드가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기초자산인 금 가격이 하락하고 있어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 그램(g) 당 7만8438원까지 올랐던 국내 금 가격은 이번 달 26일 그램 당 6만8981원까지 떨어졌다. 금값은 연초만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치솟으면서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이 주식을 선호하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달러를 기초자산으로 한 펀드 수익률도 신통치 않다. 거래소에 상장된 'KODEX 미국달러선물 ETF'와 'KOSEF 미국달러선물' 등 두 상품의 수익률은 지난 달 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5.2% 감소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10개 달러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도 -1.50%에 그쳤다.


달러펀드 악화 역시 기초자산인 달러가격이 떨어지고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7월 28일 1199.5원에서 지난 26일 1127.7원까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120원선까지 떨어진 건 지난해 3월 21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코로나19 이후 경제 체력이 미국 정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 부양을 위해 달러를 마구 풀자 그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데일리안 ⓒ데일리안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던 금과 달러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자금 유입도 지지부진하다. 실제로 개인들은 지난 달 4일부터 이달 26일까지 'KODEX 골드선물'을 5448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연초 이후 1991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던 국내 11개 금 펀드의 최근 1개월 간 유입액도 12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금값이 지지부진하면서 투자심리가 악화된 영향이다.


국내에 판매되고 있는 10개 달러펀드에서도 연초 이후 222억원의 투자자금이 순유출됐다. 특히 최근 달러약세가 지속되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들자 개인의 투자심리가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금과 달러가격의 약세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금융데이터 분석업체인 레피니티브가 발간한 '2020년 3분기 금속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에도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여전해 금 시세가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은 있지만 가격의 증가세는 느려질 것으로 분석했다.


이어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할 경우 경기 부양책이 실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달러약세가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대규모 경기 부양책 도입을 요인으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 판세가 바이든 후보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달러화 가치 역시 추가 하락할 여지가 높아 보인다"며 "대내·외 환경이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 압력을 높이고 있는데다 국내 경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정부의 시장 개입 없이는 하락폭을 제한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개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있다. 정부가 연말 대주주 요건을 3억원으로 완화하겠다고 공언하자 뿔난 개인 투자자들은 이번 달에만 위험자산인 주식을 1조3857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개인의 투심이 위험·안전자산을 가리지 않고 악화되고 있는 셈이다.


황세운 상명대 DnA랩 객원연구위원은 "최근 주식시장이 조정장세에 접어들자 개인 투자자들의 매도행렬이 지속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관심이 주춤해지는 데다 금·달러 약세로 인한 안전자산 투자심리도 악화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추후 개인들이 설 자리가 좁아지게 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kms10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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