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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건희 별세] 기쁨 주고 사랑 받았던 ‘박세리·이승엽·김연아’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0.10.26 00:05 수정 2020.10.25 20:40

고인 생전에 스포츠 관심 남달라 전폭적인 지원

'피겨 여왕' 김연아와는 평창올림픽 유치에 나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접견한 이건희 회장. ⓒ 삼성전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접견한 이건희 회장. ⓒ 삼성전자

별세한 삼성 이건희 회장은 스포츠를 즐기는 차원이 아닌, 확실하고 탄탄한 투자로 한국 스포츠계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레슬링과 럭비 선수로 활동했던 경력은 이미 익히 알려진 일화이며 이밖에도 골프와 탁구, 테니스, 심지어 스키까지 섭렵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그룹 총수가 된 뒤에는 스포츠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서도 골프와 야구, 럭비 등은 '삼성의 3대 스포츠'로 불렸고, 이 외에도 축구와 농구, 배구,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 태권도, 육상 등 삼성 스포츠단을 만들어 연간 800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다.


이렇다 보니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들이 이건희 회장을 통해 발굴됐고 국제 대회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박세리. ⓒ 뉴시스 삼성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던 박세리. ⓒ 뉴시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골프의 박세리다. '골프광'이었던 이 회장은 “골프야말로 한국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산업”이라며 "골프 꿈나무와 전문 브랜드 육성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그래서 낙점된 선수가 바로 고등학생이던 박세리였다.


당시 삼성은 유망주에 불과했던 박세리에게 10년간 10억 원의 금액을 안겨줬고 부친과 모친 모두 삼성 직원의 직책을 부여했다.


또한 박세리는 삼성의 후원을 받아 미국의 유명 골프 코치인 데이비드 레드베터로부터 집중적인 강습을 받았고, 결국 1998년 US오픈서 '맨발의 투혼'의 스토리를 써내며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리는 2016년 은퇴 후 이때를 떠올리며 “이건희 회장께서 용돈이나 큰 선물은 주지 않았지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잘하고 있다’, ‘앞으로 더 잘 할테니 자만하지 말아라’ 등이었다. 늘 용기를 북돋워 주셨고 내 골프 인생에서 잊지 못할 분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승엽의 홈런은 병상에 누워있던 이건희 회장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 뉴시스 이승엽의 홈런은 병상에 누워있던 이건희 회장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 뉴시스

야구팀 삼성 라이온즈도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2002년, 삼성이 사상 첫 한국시리즈서 우승하자 "야구단에서 경영을 배워라. 클린업 트리오라고 하는 핵심인력을 잘 운용한 것이 우승의 큰 역할을 담당했다. 우수인재를 적극 개발, 각 업종이 세계 최고가 되도록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리고 삼성 야구의 상징과도 같았던 ‘라이온 킹’ 이승엽은 이건희 회장에게 기쁨을 선사한 인물이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은 병상에 누워있던 2014년 5월 삼성이 이승엽의 3점 홈런으로 11연승을 확정하자 잠시 눈을 뜨기도 했다. 평소 야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남달랐기에 가능했던 기적이었다. 이에 이승엽은 "야구 선수로서 굉장히 행복하다. 앞으로도 더 열심히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건희 회장과 함께 평창 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던 김연아. ⓒ 연합뉴스 이건희 회장과 함께 평창 올림픽 유치전에 나섰던 김연아. ⓒ 연합뉴스

‘피겨 여왕’ 김연아는 이건희 회장과 함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에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이다.


특히 김연아는 올림픽 유치 도시가 발표된 남아공 더반 IOC 총회에서 이 회장과 함께 끝까지 평창을 홍보했고, 직접 프리젠테이션에 나서 투표인단의 관심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결국 이건희 회장은 올림픽 유치가 확정되고 귀국한 뒤 취재진들을 만나 “김연아가 많은 힘을 썼다”고 공로를 잊지 않았다.


이들 외에도 레슬링의 전설 심권호도 이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은 선수다. 레슬링 선수 출신이었던 이 회장은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장을 맡았는데 이 기간 레슬링 대표팀이 쓸어 담은 금메달만 40개(올림픽 7개, 아시안게임 29개, 세계선수권 4개)다.


특히 올림픽 2연패(1996년, 2000년) 및 레슬링 그랜드 슬램 등 금자탑을 세운 심권호가 이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대표적인 선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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